2분기 네이버 방긋·카카오 찡긋…하반기 승부처는 'AI'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네이버와 카카오가 매출면에서 성장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에서는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는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해 사업 부문별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카카오는 매출 2조원을 웃돌며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이 1년새 30% 이상 쪼그라들었다.
양사는 하반기 공통으로 인공지능(AI)에 사활을 건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2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7%, 10.9% 증가한 2조4천79억원, 3천72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최대 규모다. 핵심인 검색 플랫폼 부문은 지난해 2분기 대비 성과가 미미했지만, 커머스와 콘텐츠 영역에서 성장세를 나타내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커머스, 콘텐츠 매출은 각각 6천329억원, 4천20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4.0%, 40% 증가했다. 2분기 전체 커머스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한 11조9천억원이다.
올 초 인수한 북미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흑자 폭이 커졌고, 상품 거래액도 브랜드스토어 네이버 도착보장 도입 확대와 커머스 솔루션 확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난 4천4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지역에서는 오리지널 비중 확대로 유료 이용자가 1년새 20% 이상 증가했고, 미국에서도 유료이용자당결제액(ARPPU)이 확대했다.
핀테크 경우, 매출이 3천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네이버페이 2분기 결제액은 14조6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21.2% 증가했다. 외부 결제액은 작년 4~6월보다 41% 늘어난 6조3천억원을, 오프라인 결제액 역시 삼성페이 연동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배 수준인 1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와 미래 연구개발(R&D) 분야는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지만, 전분기보다 12.1% 늘어난 1천45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간거래(B2B) 매출액은 공공부문 매출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전분기 대비 8.7% 증가했다.
카카오는 2분기 연결 매출 2조425억원을 기록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11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7% 감소했다. SM엔터 실적을 제외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천40억원, 1천7억원.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 41%씩 줄어든 수치다.
카카오톡을 포함한 톡비즈 매출은 5천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다음(DAUM)을 비롯한 포털비즈 매출은 895억원으로 13% 감소했다. 콘텐츠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18% 늘어난 1조538억원을, 선물하기·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은 같은 기간 21% 각각 증가했다.
게임·미디어 매출은 순서대로 지난해 2분기보다 20%, 38% 줄어든 2천686억원, 735억원으로 집계됐다. 데이터센터 다중화와 신사업 투자 확대도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카카오 2분기 영업비용은 AI 인프라 투자와 연결 회사 편입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조9천290억원이다.
네이버, 카카오는 AI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운다. 먼저, 카카오브레인에서 LLM 코지피티(KoGPT) 2.0을 공개하고, 연계형 버티컬 서비스를 내놓는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전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여러 AI 모델이 나왔지만, 아직 비용과 속도, 최신·정확성 네 가지 요소를 두루 갖춘 모델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현재 카카오는 파라미터(매개변수) 60억·130억·250억·650억개 크기의 AI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다. 캐시카우인 카카오톡과 연동해, AI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홍은택 대표는 “AI 모델을 구축해 서비스에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AI 모델은 주문과 예약, 상담, 결제 등 거래형 서비스들과 연계될 것”이라며 “10월 이후 퍼포먼스와 비용 효율성에 있어, 균형을 이룬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할 것”이라고 홍 대표는 말했다. 카카오는 코지피티를 토대로, 대화형 AI 챗봇 코챗GPT 연내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미지 생성 AI 모델 칼로 2.0을 선보였다. 3억장 규모의 텍스트, 이미지 데이터셋을 학습한 초거대 AI 아티스트로, 완성도 높은 그림을 생성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복잡한 명령어를 입력해도, 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3초 만에 이미지로 구현한다. 카카오는 하반기 이를 고도화한다는 방향이다.
AI 투자도 지속한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AI 관련 연구개발 인력 증가와 LLM 개발에 따른 인프라 수수료 증가로 하반기 투자비용이 확대될 것”이라며 “비용을 내재화해 투자 효율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24일 ‘단(DAN) 컨퍼런스’에서 LLM 하이퍼클로바X와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공개한다. AI 기반 차세대 검색 서비스 ‘큐’도 내달 PC 베타버전로 출시한다.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네이버 역시 AI 모델과 서비스 간 연동에 무게를 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그간 집중해 온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투자, 생성형AI 근간 백본 모델 개발, 그리고 네이버 자체 서비스로 적용 등 노력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네이버 서비스에 AI를 녹여내려는 전략도 제시했다. 최 대표는 “LLM이 우리가 가진 풍부한 데이터와 기능에 자연스럽게 융합돼 적재적소에 사용되면, 이용자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검색에서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한 곳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유일무이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LLM을 기반으로 네이버 강점인 여행과 검색, 결제 등을 연계한 차별화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시나리오다. 기업간거래(B2B)에 있어, 수익화도 고려하고 있다. 최 대표는 “소량 샘플 데이터만으로 쉽게 연동이 가능한 기술 시스템부터 인프라 중심의 풀 파인튜닝 모델과 물리적 독립성을 보장하는 뉴로 클라우드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뉴로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중심으로 일부 영역에 AI를 적용한 뒤 데이터를 학습하기보다, 파트너사가 직접 데이터를 업로드해 데이터센터에 압축한 다음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미니어처’ 형태다. 데이터 보안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다.
또 “B2B 영역에서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과금·구독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며 “뉴로 클라우드를 활용해 여러 업계와 제휴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서는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최 대표는 부연했다.
네이버가 AI 인력 확보와 기술 개발에 쓴 누적 자본은 1조원 이상이다. 연간 전담 인력 투자에 1천500억원, 인프라 장비에 3천억원,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비용에 1천500억원을 각각 투자하고 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은 “과도하거나 너무 부족하지 않고, 외려 건강한 수준으로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고 했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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