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고 행복해요"...아홉째 아이로 대가족 이룬 가정

임진흥 기자 2023. 8. 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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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의왕시 거주 강민정·황의성 부부
4일 오전 11시34분 경기도 군포시 산본제일병원에서 아홉째 아기를 출산한 강민정씨. 산본제일병원 제공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4일 오전 11시34분 경기도 군포시 산본제일병원 산부인과. 심각한 저출산 시대에 보기 드물게 40대 후반의 엄마가 아홉째를 낳았다.

경기 의왕시에 거주하는 강민정(46)·황의성(50)씨 부부는 새로 태어난 아기를 두고 "욕심내기보다는 절제하고,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크길 바랄 뿐입니다"라고 표현했다.

이날 강씨는 오전 7시부터 진통을 느껴, 4시간여 만에 자연분만으로 3.15kg의 아들을 순산했다.

강씨는 "여러 번 출산 경험이 있다고 해서 긴장되고 무섭고 하는 건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며 "여전히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병원에서 나처럼 고령 산모도 자연분만이 가능하다고 용기 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셋째는 세쌍둥이가 한꺼번에 나와서 키울 때 4~5년 정도는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조금씩 자라고 한 명 두 명 늘어서 서로 도와주니 수월했다"면서 "'다섯 명 키우는데 한 명 더 있으면 뭐 어때'라는 생각으로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맞벌이를 하던 강씨는 세 번째 출산이 세쌍둥이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두게 된 이후 경제적적 사정이 어려워졌지만 새 생명의 탄생에 걸림돌은 아니었다.

딸이 여섯이어서 이번에 막내는 딸로 태어나 칠공주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는 남편 황씨는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바쁜 일상을 보내야 하고 경제적인 고민도 뒤따르지만 이런 힘듦을 넘어서는 기쁨을 아이들로부터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부족하다면 부족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에게 과소비보다는 아낄 수 있는 부분을 가르치다 보니 절제를 배우고, 뭔가 해줬을 때 기뻐하면서 감사를 알게 된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이미 슬하에 2남 6녀를 두고 있는데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낳게 됐다"며 "우리 가정의 사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작은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씨 부부가 말했다.

강씨 부부는 2006년 첫째 딸을 시작으로 둘째(여아)를 제외한 3남5녀의 아이를 모두 산본제일병원에서 출산했다.

의왕에는 출산 병원이 없어 가까운 곳을 알아보다가 이 병원을 찾았다. 첫째 출산을 담당했던 원장님이 다른 병원으로 옮겨, 둘째는 다른 병원에서 낳게 됐지만 셋째부터 아홉째까지 이 병원의 강중구 원장과 인연을 이어왔다.

셋째가 세쌍둥이였는데, 다른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유했지만 강 원장의 세쌍둥이 자연분만 이력을 믿고 온 것이다.

자녀를 모두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강씨는 출산한 지 두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몸은 건강한 상태였다.

강씨는 "강중구 교수님이 가족처럼 축하해주고, 불안한 마음을 다독여주며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겨주셔서 막내를 건강하게 품에 안을 수 있었다"면서 "원래 다인실이었지만 1인 특실을 내어주셔서 편하게 쉴 수 있다"고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출산을 지켜본 강중구 산본제일병원 대표원장은 "저출산이 심각한 요즘 산모님 가족처럼 다둥이가족의 행복한 모습이 많은 분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산모님과 아이들이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부부가 거주하는 의왕시의 김성제 시장은 이날 산모가 입원해 있는 산본제일병원을 찾아 속싸개, 겉싸개, 기저귀 등 출산축하 선물을 전달하면서 산모와 함께 출산의 기쁨을 나누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김 시장은 "두 명만 낳아도 애국자라는 소리를 듣는 시대에 아홉번째 아이까지 출산한 산모에게 존경과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며 "시에서는 실효성 있는 출산장려 정책을 마련해 아이를 키우는 데 어려움 없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진흥 기자 jhlim@kyeonggi.com
윤현서 기자 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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