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테러에 '살인 예고'까지···"걷다가도 뒤가 서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범인이 갑자기 그냥 칼을 휘두른다고 생각하니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모르는 사람이 들고 있는 휴대폰이 자꾸 칼처럼 보입니다."
서대문역 1번 출구에서 만난 대학생 주 모 씨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살인 예고 글이 무분별하게 확산하자 불안해졌다.
신림동과 서현역 테러를 모방한 살인 예고 글도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에 따르면 살인을 예고한 모방 범죄 글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28건으로 확인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현역 사건 후 "집 나가기 무서워"
잠실역 등 살인예고 글만 30여건
경찰, 살인예비죄 적용 등 엄정대응
지하철역 등 1.2만명 투입 경계 강화
“범인이 갑자기 그냥 칼을 휘두른다고 생각하니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모르는 사람이 들고 있는 휴대폰이 자꾸 칼처럼 보입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4일 오후 1시 30분 구로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 전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의 충격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다.
서대문역 1번 출구에서 만난 대학생 주 모 씨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살인 예고 글이 무분별하게 확산하자 불안해졌다. 그는 “이번 주말이 생일인데 살인 예고가 계속되니 집 밖에 나가기도 겁난다”고 하소연했다.
3일 서현역 부근 백화점에서 칼부림이 벌이진 데 이어 이날에도 유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역과 장소를 가리지 않은 동시다발 테러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흉기 난동 사건을 모방한 살인 예고 게시물이 SNS에 쏟아지면서 아예 바깥출입을 자제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서현역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0시 3분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청소년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에서는 흉기를 들고 배회하던 남성이 시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신림동과 서현역 테러를 모방한 살인 예고 글도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에 따르면 살인을 예고한 모방 범죄 글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28건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6명은 검거한 상태고 나머지 22명은 경찰이 추적 중이다.
경찰청이 전날 전담 대응팀 구성과 엄정 처벌을 강조했음에도 소용이 없었다. 3일 오후 7시께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내일 아침 잠실역에서 20명을 죽일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오후 11시께는 디시인사이드 한석원 갤러리에 ‘내일 밤 10시에 한티역에서 칼부림 예정’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4일 오전 2시 10분에는 윤석열 대통령 집 앞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글도 등장했다. 수도권 외 지역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오전 1시께 디시인사이드에 ‘내일 서면역 5시, 흉기 들고 다 쑤시러 간다’는 제목의 글이 소개됐다.
시민들의 불안감을 악용한 가짜 뉴스도 기승을 부렸다. 이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4일 오전 11시 22분께 포천 내손면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만취한 40대 남성이 흉기로 위협해 36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가짜 뉴스가 확산돼 큰 소동이 일었다.
경찰은 살인 예고 글이 민심을 크게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만큼 엄정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경찰은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이에 대해 형법상 협박이나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하고 살인을 구체적으로 준비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형량이 무거운 살인예비죄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살인 예고 장소에 대한 경찰 활동도 강화된다. 인파가 밀집하는 광장이나 지하철역·백화점 등을 중점으로 전국 247개 장소에 경찰관 1만 2000여 명이 투입된다. 전국 13개 시도 경찰청에 완전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 99명도 배치,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하면 신속히 현장에 출동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제는 살인 예고 글이 단순한 경범죄가 아닌 사안이 됐다”며 “해당 범죄를 국법 질서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내 손잡고 외식 나왔다가'…'서현역 칼부림' 뇌사 피해자 60대 남편 '절규'
- '아무도 교사 안한다' 교장이 담임한다는 일본…한국도 전철 밟나[일큐육공 1q60]
- 증권가 '여전히 나쁜 주식'…'에코프로 형제' 십자포화
- 오리·잠실·한티·서현역까지 '살인예고'…시민 불안감 최고조
- 서현역 난동범, 전날 마트서 흉기 2점 구입…'분열성 성격장애 진단'
- 베트남서 제일 예쁜 여자, 친구 조롱했다가 '왕관' 박탈 위기
- “엄마 닮아서 애들 머리 안 좋다며 집 나간 남편, 이혼하자네요'
- 뜨거운 청약시장…이달 서울서 분양 큰장 선다[집슐랭]
- [단독] 기업銀, 오늘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 최장 50년 연장
- 닮은 듯 다른 신림역·서현역 '묻지마 칼부림'…'사실상 테러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