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5만명 모이는 펜타포트 록페…안전관리 긴장 고조
(인천=연합뉴스) 송승윤 기자 = "더위를 각오하고 오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4일 오후 2시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개막일을 맞아 공연을 보러 온 한 관객은 손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닦아내며 공연장으로 향했다.
이날 인천의 낮 최고기온은 33도, 체감온도는 35도에 달해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였다.
주최 측과 인천소방본부 등 안전관리 당국은 전북 새만금에서 열리는 세계 잼버리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한 탓인지 관객들의 안전 확보에 더욱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인천시는 이용객의 안전 관리를 위해 490명의 경호·경비인력을 투입했다. 또 관객 1명당 500㎖ 이하의 생수를 2개까지 허용하려 했지만 탈수 증상 예방을 위해 5개까지 허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행사장 곳곳엔 여러 형태의 그늘막도 마련됐다. 땀을 식힐 수 있는 이동식 에어컨과 선풍기 형태로 된 안개 분사기도 곳곳에 설치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70명의 인력을 록페스티벌 현장에 투입했다. 이 밖에도 구급차와 펌프차 등 장비 12대도 배치했다.
인천소방본부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구급차 10대를 추가로 편성할 예정이다. 의용소방대원 50명도 교대로 순찰하며 온열질환자 발생 여부를 수시로 확인했다.
컨테이너로 만든 '쿨존 쉼터'도 지난해 6개에서 올해는 12개로 2배 늘렸다. 컨테이너 안에 에어컨을 설치해 무더위에 지친 입장객들이 쉴 수 있는 시설이다.
쿨존 쉼터엔 50명 넘는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쉼터 안은 더위가 가실 정도로 시원하진 않았지만 폭염이 이어지는 바깥에 비해선 훨씬 사정이 나았다.
시와 주최 측의 철저한 대비 속에서도 날씨가 너무 더운 탓에 온열질환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야외 매점 앞에서 A(19·여)씨가 갑작스러운 과호흡 증상을 보여 현장에서 대기하던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밖에도 숨이 차거나 머리가 어지럽다며 의료 부스를 찾는 이들도 종종 있었다.
이번 록페스티벌엔 응급 의료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의료 부스가 총 5곳에 마련됐다. 의료 요원들은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혈압 체크 이후 시원한 물과 함께 휴식을 권하는 모습이었다.
관객들도 더위를 피하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을 찾아 나서고 있다.
행사장 곳곳의 그늘진 곳은 예외 없이 관객들의 차지가 됐다. 시원한 그늘을 찾아 솔밭에 앉아 있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이들도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무대 뒤편이나 심지어 화장실 지붕 아래도 무더위를 피하려는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부분의 이용객은 넓은 챙의 모자나 목덜미까지 가릴 수 있는 형태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양산을 들거나 부채질하는 이용객들도 자주 보였다. 해변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시원한 옷차림을 한 이들도 많았다.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개수대에도 사람이 몰렸다. 시원한 물에 머리를 감거나 아예 샤워하듯 몸에 물을 뿌리는 이들도 있었다. 입장객들은 수건에 물을 적셔 목에 두르거나 물에 적신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열을 식혔다.
자유롭게 텐트 설치를 할 수 있는 구역엔 갖가지 텐트가 빼곡하게 들어섰으나 텐트 안도 찜통인 탓에 자리만 잡고 바깥에 있는 이들도 많았다.
남자친구와 함께 방문한 신모(23·여)씨는 "날씨가 더운 것은 각오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휴대용 선풍기와 쿨패치, 아이스팩 등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이 정도는 돼야 야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오후엔 폭염에 대비해 시 관용차 3대와 소방 콤비버스 2대를 추가로 투입해 쿨존으로 활용하고 소방 살수차도 동원한 상황"이라며 "끝까지 안전하게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록 페스티벌인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은 이날부터 오는 6일까지 열리며 15만명의 관객이 현장에서 록의 향연을 즐길 것으로 예상된다.
kaav@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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