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엇갈린 시선…버핏 "더 산다" vs 애크먼 "공매도"
10년물 금리 사흘째 올라 4.18%
버핏 "美국채·달러는 굳건해"
애크먼 "30년물 곧 5.5%될 것"
비농업 고용자수 증가폭 둔화
9월 연준 금리동결에 무게
세계 3대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국가등급 강등 여파로 미국 장기 국채 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일(현지시간) 4.18%로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으며 사흘 연속 상승했다. 미국 국채 금리 향방을 두고서도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과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9.4bp(1bp=0.01%포인트) 오른 4.1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4.19%를 기록하기도 했다. 30년물은 전장보다 11.6bp 상승한 4.29%, 20년물은 4.47%로 작년 11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국채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피치는 지난 1일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트리플A(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장기 국채 금리가 일제히 오름세를 탄 데는 피치의 등급 강등 여파가 있지만 수급 요인도 작용했다. 미국 재무부가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3분기 장기 부채 발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날 재무부는 15일 만기되는 중기와 장기 국채 약 840억달러 차환을 발행하기 위해 1030억달러를 공모한다고 발표했다. 국채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간다.
반면 미국 기준금리와 밀접하게 연결된 2년물 국채는 4.88%에 거래되며 보합 수준에서 움직였다. 미국의 통화 긴축이 사실상 종료됐고, 이르면 연말에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 국채를 살지 말지를 놓고 전문가들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투자 귀재로 불리는 버핏 회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이번 등급 조정이 미국 국채에 관한 내 견해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월요일 미국 국채를 100억달러(약 13조1000억원)어치 샀고, 이번주 월요일에도 같은 규모를 사들였다"며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은 우리가 다음주 월요일에도 국채를 100억달러어치 살지 말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엔 사람들이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일이 있다"며 "이번 일이 바로 그러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헤지펀드 거물인 애크먼 회장은 "미국 30년물 국채를 공매도하고 있다"며 "30년물 금리가 (현재 4.2%대에서) 곧 5.5%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채 가격 하락, 즉 금리 상승에 베팅한 것이다.
한편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가운데 서서히 냉각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7월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는 18만7000명으로 지난 6월 증가폭(20만9000명)보다 둔화했다. 이는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미국 고용시장이 소폭 둔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이날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80.5%에 82.5%로 상승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실업률은 예상치를 밑도는 3.5%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시간당 평균 임금 증가율은 4.4%로 전망치를 상회했다"며 "인플레이션과 싸워야 하는 연준을 더 비둘기파적으로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권한울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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