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쌍둥이 태아별에 영양분 주는 '탯줄' 찾았다

박정연 기자 2023. 8. 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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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팀이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시설을 활용해 태아별이 성장을 위해 기체를 흡입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4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정은 물리‧천문학과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간섭계(ALMA)를 사용해 다중 원시항성계 'IRAS 04239+2436' 태아별들 주위에 세 개의 큰 나선 팔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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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제공동연구팀,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으로 확인
난류가 포함된 성간구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세 쌍둥이 태아별. 서울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팀이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시설을 활용해 태아별이 성장을 위해 기체를 흡입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4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정은 물리‧천문학과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간섭계(ALMA)를 사용해 다중 원시항성계 ‘IRAS 04239+2436’ 태아별들 주위에 세 개의 큰 나선 팔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했다. 

ALMA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건설해 운영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전파간섭계다. 전파간섭계는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을 배열해 거대한 하나의 전파망원경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ALMA 관측에서 얻은 기체의 분포와 속도 분포를 슈퍼컴퓨터가 수행한 수치 시뮬레이션과 비교했다. 이를 통해 세 개의 나선형 팔이 이제 막 태어나고 있는 세 쌍둥이 태아별에게 물질을 공급하는 '스트리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탯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ALMA 관측과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다중성이 형성되는 역동적인 과정에서 스트리머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혔다.

앞서 연구팀은 어린 다중 원시항성계 IRAS 04239+2436 주변의 일산화황 (SO) 분자를 비롯해 여러 분자들이 방출하는 전파를 관측했다. IRAS 04239+2436은 지구에서 약 46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삼중 원시항성계', 즉 세 쌍둥이 태아별이다. 연구팀은 충격파가 존재하는 영역에서 SO 분자를 검출하면 태아별 주변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기체 운동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ALMA로 이산화황 분자 방출에서 관측된 것과 (오른쪽) 슈퍼컴퓨터 'ATERUI'의 수치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한 것. 왼쪽 패널에서 파란색으로 나타난 A와 B는 태아별 주변의 먼지에서 나오는 전파를 나타낸다. A는 분해되지 않은 두 개의 태아별을 포함하고 있다. 오른쪽 패널에서 세 개의 태아별 위치는 파란색 십자가로 표시했다. 서울대 제공

관측 결과 연구팀은 세쌍둥이 태아별 주변에서 SO 분자를 검출했다. SO 분자의 분포가 최대 400 천문 단위로 확장되는 큰 나선형 팔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SO 분자를 포함하는 기체의 속도분포를 얻는데 성공했다.

기체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SO 분자로 추적한 나선형 팔은 실제로 세 쌍둥이 태아별을 향해 흐르는 스트리머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정은 교수는 "이번 ALMA 이미지의 가장 충격적인 특징은 SO 방출을 따라 분포하는 대형 다중 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이미지를 처음 봤을 때는 구조들이 가운데 위치한 태아별들을 중심으로 함께 회전하면서 춤을 추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며 “나중에 이 나선형 팔들이 태아별에게 물질을 공급하는 통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기체의 움직임을 더 자세히 조사하기 위해 ALMA 관측에서 얻어진 기체의 속도를 성간기체구름에서 다중성 형성을 재현하는 유체역학 수치 시뮬레이션으로부터 얻어지는 속도와 비교했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 계산천체물리센터의 천문학 전용 슈퍼컴퓨터인 '아테루이(ATERUI)'와 '아테루이 II (ATERUI II)'를 사용하여 수행된 이 시뮬레이션은 세 개의 태아별 주변에서 교란된 기체가 나선형 팔 모양의 충격파를 만드는 것을 보여줬다.

이 수치 시뮬레이션을 주도한 마쓰모토 도모아키 일본 국립천문대 교수는 "세 개의 태아별을 향해 나선형 팔 모양으로 기체가 흐르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나선형 팔이 태아별에 기체를 공급하는 스트리머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4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에 게재됐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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