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키운 산사태 피해, 앞으론 더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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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극한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와 비탈면 붕괴 등이 발생한 가운데, 학계 전문가들이 향후 기후위기와 함께 산사태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한 산사태, 2011년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 등 수십명의 인명피해를 내는 산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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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분석에 '기후변화' 요인 적용해야" 주문도
지난달 '극한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와 비탈면 붕괴 등이 발생한 가운데, 학계 전문가들이 향후 기후위기와 함께 산사태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짧은 시간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호우가 산사태의 위험을 키운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4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산사태, 진짜 막을 수 없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경북 예천군 등에서 인명피해를 초래한 산사태가 발생하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강구해보자는 차원에서 토론회를 연 것이다.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한 산사태, 2011년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 등 수십명의 인명피해를 내는 산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배경이 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민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산사태연구센터장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산사태와 토석류 특성이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기후가 변하면서 국지성 강우가 발달하고 있는데, 산악지역에선 평지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강우량이 계측된다"면서 "적게는 70mm 에서 많게는 100mm가 더 내리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기후위기로 인한 강우량의 양태 변화가 산사태 발생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백 위원은 "연 강수량은 증가하는데 강수 일수는 감소해 한꺼번에 더 많은 비가 내리는 집중 강우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 변화로 폭염일수와 폭염의 강도가 증가하고 가뭄, 폭우,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 모든 부분이 산사태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혁진 세종대 공간정보학과 교수는 산사태 분석에 기후위기로 인한 변화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 교수는 "기후변화가 산사태 발생 위치와 시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아직까지 기후변화를 어떻게 산사태 분석에 적용할지 정확한 해석 기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십년 전 산사태 통계를 근거로 한 정부의 위험 판정 평가 기준도 갱신돼야 한다는게 박 교수의 제언이다. 그는 "최근의 강우량이나 산사태 양상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않은산사태 위험 판정 평가 기준을 시급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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