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택진의 디셈버앤컴퍼니, 경영난에 매물로 나왔다
기업가치 2년 만에 반 토막나 수백억 거론
엔씨·KB증권·비씨카드 등 투자자 손실날 듯
[서울경제] 이 기사는 2023년 8월 4일 11:25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김택진 NC소프트(엔씨소프트(036570))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인공지능(AI) 투자 플랫폼 기업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이 인수·합병(M&A) 시장에 경영권 매물로 등장했다. 김택진 대표 스스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산업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되면서 지분 매각을 통해 발을 빼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셈버앤컴퍼니는 경영권 매각을 위해 직접 국내 몇몇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접촉하며 협의 중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김 대표(36%)와 배우자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25.4%)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61.4%다. 매각을 위한 별도의 금융자문사는 없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산 배분 및 운용을 돕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다. 주요 서비스로 AI를 이용한 개인 금융 플랫폼인 '핀트'와 1:1 맞춤형 금융 플랫폼 '프레퍼스' 등이 있다. 2013년 설립 이후 김택진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였지만 2020년 9월 엔씨소프트와 KB증권, 비씨카드 등이 투자에 나서 주주로 참여했다.
매각은 경영권 확보를 원하는 재무적투자자(FI)가 김 대표와 윤송이 사장이 보유한 구주를 전량 인수하고, 이후 디셈버앤컴퍼니가 진행하는 대규모 신주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신주 발행가 기준 전체 기업가치는 수백억 원 수준이 거론된다. 2021년 디셈버앤컴퍼니가 비씨카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당시 20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2년 만에 몸값이 반토막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김 대표와 윤 사장은 원활한 경영권 매각을 위해 해당 지분에 대한 가격에 욕심을 내진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윤 사장은 지난해 말 자신이 보유한 디셈버앤컴퍼니 지분 25.4%의 가치를 6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매각을 타진했으나,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실패한 바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와 윤 사장은 단돈 1원에라도 지분을 사가겠다고 하는 곳이 있으면 매각한다는 방침"이라며 "사실상 디셈버앤컴퍼니와 관계를 서둘러 정리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갖게 된 점이 매각에 나서게 된 주요 배경이다. 김 대표는 2013년 디셈버앤컴퍼니 설립 초기 직접 대표를 맡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윤 사장과 함께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면서 해당 사업에 깊은 애착을 보여왔다. 이후엔 김 대표의 오른팔로 불리는 정인영 전 엔씨소프트 투자경영실장이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아 회사 경영을 이끌어 왔다.
기존 지배구조와 경영진 체제로는 지속된 경영난 해결도 쉽지 않다고 본 것도 경영권 매각 이유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외부 투자 유치 작업을 병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결과 경영 상황은 나날이 악화됐다. 2013년 설립 직후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하는 적자경영 구조를 지속했다. 지난해에는 약 294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누적 결손금 규모도 747억 원까지 늘어나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디셈버앤컴퍼니는 현재 경영권 매각에 앞서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최근까지 회사를 이끌어 온 정인영 대표는 지난 4월 경영 악화의 책임으로 물러난 상태다. 현재 약 110명 수준인 직원 수도 절반 가까이 줄이는 것이 목표다. 또 엔씨소프트와 유사한 급여 수준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디셈버앤컴퍼니 경영권 매각에 따라 엔씨소프트, KB증권, 비씨카드 등 주요 주주들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이대로 경영권 매각이 이뤄질 경우 세 회사 모두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최대주주인 김 대표를 상대로 손실 보전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소프트와 KB증권, 비씨카드의 각각 투자금은 300억 원, 300억 원, 99억 원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디셈버앤컴퍼니 매각에 대해) 아는 바 없다”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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