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이성만 영장심사…돈봉투 수사 속도내나
송영길 "영장재청구 전례없다"
실제론 2004년 등 사례 많아
檢 "일반인 소액으로도 구속
의원이라 구속안되면 불공정"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전당대회'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민주당 탈당)이 법원에 출석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국회에서 지난 6월 12일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검찰의 첫 신병 확보 시도가 좌절된 지 54일 만이다.
이 사건의 최종 수사 대상으로 파악되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검찰에 "군사정권보다 더하다"고 맹비난했으나, 검찰은 "일반 국민은 소액 금권선거 혐의로도 구속되는데 국회의원이 구속되지 않으면 공정 가치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윤재남·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40분께까지 각각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불러 이들의 정당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심리했다.
윤 의원은 이날 법원에 들어가면서는 "판사님 앞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얼마나 부당한지 잘 설명드리고 현명한 판단을 받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고, 심문을 마치고 나와서는 굳은 표정으로 "법원 심사에 성실하게 소명을 잘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입정 때는 "검찰이 (저를) 단순 전달자라고 주장했는데 만약 그렇다고 가정한다면 법리적으로 단순 전달자는 무죄"라고 주장했고, 퇴정 후에는 "그동안 누차 설명한 내용과 동일하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법정에서 직접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의원에 대한 영장 심사가 동시에 이뤄졌지만 검찰이 파악한 이번 사건의 핵심은 윤 의원에게 있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 박용수 전 보좌관(송영길 전 대표 측)으로부터 6000만원을 전달받아 300만원짜리 돈봉투 20개를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의원들에게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윤 의원은 돈봉투를 나눠주면서 의원들에게 각 지역 대의원들을 상대로 투표할 후보자를 제시하는 '오더'를 함께 내렸다고 한다.
검찰은 윤 의원을 구속수사하면 현재 진행 중인 20명가량의 돈봉투 수수 의원 명단을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검찰은 현재 돈봉투 의원 특정을 위한 마무리 분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앞서 지난 6월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국회는 6월 12일 이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국회사무처를 압수수색해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의원들의 국회 본관 출입 내역을 확보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2021년 4월 28일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300만원짜리 돈봉투 10개를 의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증빙할 증거를 확보한 것이다. 검찰은 또 지난달 21일 박 전 보좌관을 정당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이 사건의 최종 수혜자로 보고 있는 송 전 대표는 검찰의 영장 재청구를 비난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국회에서 한번 부결된 체포영장을 회기를 피해 재청구한 경우가 과연 있었는지 묻고 싶다. 제 기억에는 전례가 없다"며 "군사정권도 이렇게 비겁하게는 수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영장을 재청구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사례가 상당수 있었다.
일례로 2003년 12월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 등 혐의로 최돈웅·박명환·박재욱·박주천 한나라당 의원, 박주선·이훈평 민주당 의원, 정대철 열린우리당 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2004년 1월 국회 회기 종료 후 영장을 재청구해 모두 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은 영장 심사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일반 국민은 금권선거 범행과 관련해 엄정한 잣대를 적용받아 금액이 소액이거나 소수의 사람이 관여했더라도 (법원은)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있다"며 "(두 의원에 대한) 불구속수사를 진행한다면 형사절차에서 일반 국민과 국회의원을 차별해 특혜를 부여하는 것으로, 공정 가치에도 정면으로 반한다"고 밝혔다.
[이윤식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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