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참극 '공포의 금요일'…"불금 포기, 택시 타고 퇴근" (종합3보)
흉흉한 시민들 "퇴근후 빨리 집으로" 극도 불안감
(서울=뉴스1) 한병찬 조현기 서상혁 김예원 원태성 장성희 기자 = 4일 하루 동안 전국 곳곳에서 흉기 난동과 자해, 살인 예고 글이 잇따르면서 퇴근길 불금이 아닌 '공포의 금요일'이 연출되고 있다.
이날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선 40대 교사가 피습 당했고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 지하 상가에서는 흉기 소지자가 자해를 시도하다가 검거됐다.
국가 주요 시설이 있는 용산은 물론 대학가에서 살인를 하겠다는 테러 예고 글까지 쏟아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분당 서현역 인근에서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속출한 사건들이다. 경찰은 완전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들을 전국에 배치했다.
4일 오전 10시45분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배회한 20대 남성이 검거된 데 이어 오후에는 서울 강북구청 근처 골목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자해를 시도한 남성이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강북경찰서는 이날 오후 12시4분쯤 강북구청(수유역) 근처 골목 편의점 앞에서 한 남성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있다는 다수의 신고를 접수해 출동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빈 병으로 스스로 자해했다. 다행히 이 남성 외 현장에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해를 시도한 남성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 모이는 지하철역 중심으로 '살인 예고'…전국 곳곳 '긴장'
지난달 21일 행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친 서울 관악구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도 되지 않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이 발생했다.
서현역 사건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잇따라 △강남역 △이대역 △오리역 △논현동 일대 △잠실역 △한티역 △부산 서면 등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왔다.
서울 마포구 이대역에도 '묻지마 칼부림'이 예고돼 인근 학생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이날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늘 밤 11시에 이대역에서 칼부림 예정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다 죽여 버릴 거니까 기대하세요. 특히 젊은 여자면 얼씬도 하지 마라"는 경고 글도 포함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이대역 내부 역사에 진입해 대응을 강화 중이다.
부산에서도 "내일(4일) 지하철 서면역 5시 식칼 들고 찾아가겠다"라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작성자 추적과 검거에 대비하고 있다.
또 전날 사고가 발생한 서현역과 관련해 "서현역 금요일 한남(한국 남자)들 20명 찌르러 간다"라는 추가 살인을 예고한 글이 올라왔다. 사고 발생 지역에서 약 6㎞ 떨어진 수인분당선 오리역에서도 "4일 금요일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오리역 부근에서 칼부림하겠다"라는 내용의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왔다.
서울 종로구 혜화역(서울지하철 4호선) 일대에서도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내용의 신고가 여러 건 접수했다. 혜화경찰서는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로 넘겼다.
오전 10시6분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용산에서 칼부림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현재 용산 일대에서 범죄 정황을 파악 중이다
또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을 테러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2시10분쯤 디시인사이드 한석원 갤러리에 "내일 5시 윤석열 집 앞에 폭탄 설치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인터넷 주소(IP) 등을 분석해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담당 경찰관서에 배당해 작성자를 검거할 예정이다. 경찰은 실제 테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통령 관저 주변 경비를 강화했다.
사건의 성격은 다르지만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20대가 침입해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사건까지 발생했다. 경찰은 현재 범인을 검거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람들 뛰거나 다가오기만 해도 놀라"…시민들 퇴근길에 '공포'
사람들이 모이는 서울 주요 지하철역에서 범행을 시도하겠다는 협박 글이 반복되며 시민들은 출근길, 퇴근길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오후 4시30분쯤 오리역에서 만난 30대 여성 정모씨는 "사람들이 갑자기 뛰거나 불쑥 다가오기만 해도 깜짝 놀란다"며 "손에 뭐가 들렸는지 계속 쳐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뒤를 돌아보게 되고 무슨 일이 날까 봐 계속 긴장하게 된다"며 "오늘 약속은 다 취소했고 얼른 집에 들어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임모씨는 "퇴근하려면 강남역을 이용해야 하는데 테러가 예고돼 너무 무섭다"며 "오늘은 택시를 타고 집에 가려고 한다"고 두려움에 떨었다.
이날 오전에도 살인이 예고된 잠실역을 매일 아침 환승하고 있다는 A씨는 "출근길에 늘 잠실역에서 환승한다"면서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중간에 내려서 택시 탔다"고 두려움에 떨었다.
이어 "서현역, 신림역도 누군가에게 매일 오갔던 길이고 내게 잠실역이 제게는 그런 길"이라면서 "매일 평화롭게 오가던 곳에서 갑자기 벌어지는 일은 피할 수 없어 더 두렵다"고 고백했다.
아예 불안을 호소해 출근길 대신 재택근무로 전환한 직장인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장인은 "직종 자체가 재택이 가능하다"면서 "솔직히 어제 뉴스 보고 좀 불안했고 퇴근길도 불안해 재택근무를 승인받아서 아침에 일어나 일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성남시 분당 지역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컸다.
분당에서 20년 가까이 거주한 박모씨(34·남)는 "판교에 있는 회사 가려면 수인분당선 타야 하는데 오늘은 안 탄다"면서 "좀 우회하더라도 택시나 다른 교통편으로 가려고 한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어 "이따가 퇴근길은 어떻게 할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초·중·고등학교 모두 분당에서 나오고 현재까지 거주 중인 양모씨(32·남)도 "여기 20년 넘게 살았는데 최근에 정자교 다리 붕괴에 이어서 흉기난동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라면서 "출근하는데 지하철 안 탈 수도 없고 계속 두리번거리고 신경 쓰면서 출근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자 다중밀집 지역에 36개 중대를 배치했다.
또 완전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도 전국에 99명을 배치했다.
경찰은 "(상황 발생 시) 주저 없이 총기를 사용하겠다"며 위협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bch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바람난 아내 따귀 때렸더니,이혼 요구하며 문중 땅 절반 달라네요"
- 고현정 "연하 킬러? 남자 배우 막 사귄다?"…연예계 루머에 입 열었다
- "'난 여자 생식기 감별사, 넌 중3때 첫경험' 남편 말에 화내자 예민하다고"
- "평생 모은 4억, 아내가 주식으로 날려 공황장애 와…이혼 사유 되나요"
- "성관계하듯 해 봐"…안산 사이비 목사, 의사 꿈꾸던 13세 감금 '음란죄 상담'
- "마약 자수합니다" 횡설수설…김나정, 결국 경찰 고발당했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
- 김혜수, 가려도 가려지지 않는 미모…세월은 역행 중 [N샷]
- 동덕여대 강의실 '알몸남' 음란행위 재소환…"공학되면 이런 일 많을 것"
- "'난 여자 생식기 감별사, 넌 중3때 첫경험' 남편 말에 화내자 예민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