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째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출근이 즐거울 수 있을까 [책의 향기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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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숫자로만 봐도 까마득한 시간을 똑같은 회사에서 보낸 사람이 있다.
당시 회사는 10명 남짓한 작은 규모였고 영업 지원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에는 사원들의 빵과 도시락을 사와야 했으며 기숙사에서는 사원의 식사를 만들기도 했다.
회사에서는 업무 시간을 줄여주겠다고 했지만 주말에도 인원이 부족하면 근무를 자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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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15세가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읜 다마키 과장은 몸이 약한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과 두 명의 남동생을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보험 회사와 방적 회사를 거쳐 1956년 사촌 언니의 소개로 산코산업에 입사했다. 하지만 그조차도 처음부터 이렇게 같은 회사를 오래 다닐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회사는 10명 남짓한 작은 규모였고 영업 지원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에는 사원들의 빵과 도시락을 사와야 했으며 기숙사에서는 사원의 식사를 만들기도 했다. 고된 업무에 잠적하는 것을 선택했지만 사촌 언니에게 따끔하게 혼이 났고 ‘주어진 일을 착실히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66년 경력이 시작된 순간이다.
다마키 과장이 쓴 ‘오늘도 일이 즐거운 92세 총무과장’은 인간관계와 회사 생활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위로와 조언을 건넨다. 그의 조언은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 ‘요즘것들’, ‘꼰대’ 등 날이 선 언어가 아닌 50세가 넘어 처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의 소감, 옆자리의 동료에게 5G에 대해 능숙하게 설명했을 때의 짜릿함 등 포근한 일화들로 조언을 건넨다.
66년 경력의 비결로 ‘오늘 열심히 하면 내일도 잘할 수 있다’는 원칙을 꼽은 다마키 과장은 여전히 풀타임 근무를 소화한다. 회사에서는 업무 시간을 줄여주겠다고 했지만 주말에도 인원이 부족하면 근무를 자원하기도 한다.
더 이상 무슨 목표가 있을까 싶지만 퇴직 후 계획도 있다. 다마키 과장은 “고맙게도 화사에서 100세까지 현역으로 일해달라고 했지요. 퇴직하고 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수필을 써 보는 거예요. 어렸을 때 나름 문학소녀였어요”라고 전한다. 그 목표를 위해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반야심경을 들으며 요가를 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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