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로큰롤'에 빠져봐···인종차별 허문 '노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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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미국 남부 테네시 주의 멤피스는 분리된 도시였다.
이곳에서는 짐 크로우 법으로 대표되는 엄격한 흑백분리 정책에 따라 흑인과 백인은 각자의 위치에 맞는 장소에서 그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해야만 했다.
지난달 20일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멤피스'는 흑인과 백인의 세계를 음악으로 연결하고자 했던 전설적인 DJ 듀이 필립스에게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듀이 필립스는 1950년대 미국 남부 도시 멤피스에서 라디오 쇼를 9년 동안 진행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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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 흑백분리 유지된 美남부
음악 통해 인종간 연결사회 그려
가스펠 등 다채로운 장르도 빛나
1950년대 미국 남부 테네시 주의 멤피스는 분리된 도시였다. 이곳에서는 짐 크로우 법으로 대표되는 엄격한 흑백분리 정책에 따라 흑인과 백인은 각자의 위치에 맞는 장소에서 그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해야만 했다.
지난달 20일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멤피스’는 흑인과 백인의 세계를 음악으로 연결하고자 했던 전설적인 DJ 듀이 필립스에게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듀이 필립스는 1950년대 미국 남부 도시 멤피스에서 라디오 쇼를 9년 동안 진행한 인물이다. 그는 흑인 음악을 방송에서 송출하는 등 파격적 행보를 보였고 1954년에는 처음으로 엘비스 프레슬리의 데뷔 음반 수록곡을 내보내며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작품은 2003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후 2009년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극찬받은 작품이다. 이듬해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음악상·각본상·오케스트레이션 4개 부문 수상을 거뒀다. 록밴드 본조비의 키보디스트 데이비드 브라이언이 음악을 맡아 1950년대 로큰롤을 오마주했다.
주인공인 ‘휴이 칼훈’은 이름에서 드러나듯 듀이 필립스를 본따 만들어진 인물이다. 첫 장면에서 휴이는 빌 스트리트의 클럽 ‘언더 그라운드’에 홀로 걸어 들어온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클럽 안 사람들은 순식간에 행동을 멈춘다. 블루스와 로큰롤의 고향으로 불리는 빌 스트리트는 흑인들로 구성된 거리다. 하지만 세상의 잣대에 신경 쓰지 않는 휴이는 무엇이 문제냐고 묻는다.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 ‘펠리샤’를 향해서는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주겠다며 호언장담을 하기도 한다.
작품은 노래를 통해 관객에게도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라디오에서 송출되는 노래마다 배우들이 등장해 작은 무대를 만드는 연출이 웃음을 자아낸다. 탁월한 재능을 가진 펠리샤 역에는 뮤지컬 배우 정선아·유리아·손승연이 출연하며 극 중 역할처럼 화려한 노래 실력을 선보인다. 3일 기자가 관람한 회차에서는 정선아가 노래에 압도적인 성량과 힘을 담아 꿈을 향한 펠리샤의 의지를 그렸다. 가스펠 음악도 능숙하게 소화하며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드는 디바의 면모를 제시했다.
흥겨움 속에 시대적인 아픔도 자연스럽게 묘사된다. 연인이 된 휴이와 펠리샤가 백인 무리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사랑조차도 자유로울 수 없던 당시를 향한 안타까움이 엿보인다. 휴이를 맡은 박강현·고은성·이창섭은 낙천적이지만 시대의 한계 속에 좌절을 겪기도 하는 입체적인 인물을 표현한다. 이날 공연에서도 고은성의 섬세한 연기가 설득력을 발휘했다.
여러 인종을 다루지만 작품에서는 ‘블랙 페이스’를 배제했다. 대신 백인 캐릭터들은 금발을 지닌 것으로 인종을 유추할 수 있다. 성장한 펠리샤와 휴이가 부르는 넘버 ‘Steal Your Rock’n Roll'은 관객들과도 화합의 장을 만들며 무대를 마무리한다. 160분. 10월 22일까지.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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