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15개국 대표단 니제르 도착 … ‘쿠데타 해결’ 군사개입 결정될까

박은하 기자 2023. 8. 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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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WAS 국방장관들이 3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에서 니제르 군사개입 여부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서아프리카 15개국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대표단이 니제르에 도착해 쿠데타를 벌인 군부 세력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니제르 군부는 ECOWAS의 개입도 “침략시도”로 규정하며 ‘쿠데타 벨트’ 국가들과 제휴해 맞불을 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AFP통신은 ECOWAS 대표단이 지난 1일(현지시간)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도착했다고 현지 공항 관계자를 인용해 3일 보도했다. 대표단은 니제르의 쿠데타 주동자들을 만나 ECOWAS의 요구 사항을 제시할 예정이다. 앞서 ECOWAS 의장인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대표단에 “니제르 사태의 결정적이고 우호적인 해결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ECOWAS는 지난달 30일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경제 제재를 결의하는 한편, 니제르가 일주일 내에 모하메드 바줌 정권을 복원하지 않으면 무력 사용을 승인하겠다고 경고했다. ECOWAS 회원국 국방 장관들은 2일부터 4일까지 나이지리아에 모여 구체적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ECOWAS는 무력 사용은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게 입장이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세력을 이끄는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은 3일 국영TV에 출연해 “ECOWAS가 부과한 제재는 유달리 불법적이고 불공평하며 비인도적”이라며 “니제르에 대한 어떠한 내정 간섭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군부 정권이 통치하고 있는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도 ECOWAS의 니제르에 대한 개입은 자국에 대한 선전포고로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니제르가 반프랑스·반식민주의 감정을 내세워 쿠데타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려 했지만 주변국 반응을 과소평가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나이지리아의 볼라 티누부 대통령의 의지가 ECOWAS의 강경한 입장의 바탕이라고 전문가를 인용해 분석했다. 티누부 대통령은 과거 자국의 군부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세워졌던 1994~1998년 망명 경험이 있다.

지정학적 분석가인 오비그웨 에구구는 ECOWAS가 실제 군사행동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그는 니제르가 서방 입장에서 사헬지역 지하디스트 반군과의 싸움에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고 미국이 ECOWAS의 개입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ECOWAS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ECOWAS는 감비아의 장기집권 독재자 야히아 자메가 2017년 선거 패배 후 퇴진을 거부하자 감비아에 군대를 파견했다. 7000명의 다국적군이 파견됐고 자메는 사임 뒤 망명했다. ECOWAS는 지난해 2월에는 쿠데타 시도가 있었던 기니비사우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현재까지 주둔시키고 있다.

하지만 군사력이 약하고 비교적 영토가 좁은 감비아, 기니비사우와 달리 영토가 광활하고 군의 실전경험이 많은 니제르에 군사개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 주변국이 니제르를 편드는 상황에서 군사개입은 전쟁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 나이지리아군이 자국 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보코하람 등과 싸우며 여력이 없다는 점도 개입의 걸림돌이다.

군부 세력에 의해 구금된 모하메드 바줌 니제르 대통령은 3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를 보내 “니제르의 쿠데타가 성공한다면 국경을 넘어서 파괴적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니제르 쿠데타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니제르 군부는 이날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24와 RFI 송출을 차단하고 군사협력 종료를 통보했다. 시내에서는 반프랑스 시위가 계속됐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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