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공 던지는 방법을 안다… 여전히 아주 견고한 선발투수” 美 전문가 호평 눈길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의 관계자들이 류현진(36‧토론토)에 주목하는 건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의 역사에서 보기 쉽지 않은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30대 중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그것도 경력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심지어 류현진은 이미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은 적도 있었다. 투수 경력에서 팔꿈치나 어깨에 한 차례 수술만 받아도 경력이 그대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류현진은 합쳐 세 번이나 수술을 했다. 이런 선수가 과연 36살의 나이에 재기할 수 있을 것인지는 업계 관계자들의 흥미를 자아낼 만하다. 게다가 류현진은 최근 토미존 수술의 일반적인 재활 기간보다 더 빨리 돌아왔다.
그런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감격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가졌다. 426일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이었다. 결과는 평가가 알쏭달쏭했다. 5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9개의 안타를 맞으면서 4실점했다. 패전도 안았다.
5회까지 3실점했는데,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핸더슨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은 게 아쉬웠다. 5이닝 3실점이라면 그럭저럭 좋은 투구로 평가할 수 있었지만, 실점 하나가 더 불어나면서 애매한 성적이 됐다. 30개 구장 중 6개 구장에서만 넘어가는 타구라는 점에서도 더 찜찜했다. 류현진 또한 ‘저게 넘어가나’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그냥 웃어버리고 말았다.
누가 볼 때는 5이닝 4실점이라는 그렇게 좋지 않은 최종 결과에 하드히트(시속 95마일 이상 타구) 비율이 높았다는 점을 들어 혹평을 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426일 만의 복귀전이며, 1~2회 고전 이후 3회부터는 정상을 찾았다는 것에 주목할 수도 있는 등판이었다. 어쨌든 일단 아프지 않고 정상적으로 투구를 했다는 점 자체는 고무적인 부분이 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 ‘스포츠넷’ 현지 중계진, 그리고 현지 언론은 일단 후자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첫 등판인 만큼 결과보다는 지금까지의 과정과 앞으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류현진은 첫 등판에서 주무기인 체인지업 제구가 잘 되지 않고, 감각이 좋지 않았던 커터를 사실상 봉인하는 과정 속에서도 꾸역꾸역 버텼다. 이 감각이 돌아오면 더 좋은 투구가 가능하고, 만약 찾지 못한다면 전성기는 그대로 끝났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 평가는 시간을 더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투수 전문 사이트인 ‘피칭 닌자’를 운영하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롭 프리드먼 또한 마찬가지 생각이다. 426일의 공백이 있었던 만큼 감각을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프리드먼은 캐나다 스포츠 네트워크인 ‘TSN’의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출연, “류현진이 재조정을 하는 데 있어 분명 약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현진의 커브를 극찬하기도 했던 프리드먼은 “몇몇 중요한 부분이 있고, 또한 징후가 있었다”면서 “내가 본 것 중에는 몇몇 좋은 것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회부터 뚜렷한 상승을 보인 포심패스트볼, 그리고 예리했던 커브 등 몇몇 부분은 426일 만의 복귀전 치고는 긍정적인 요소들이 분명 있었다.
이어 프리드먼은 “나는 그의 올드스쿨 피칭을 좋아한다”면서 “류현진이 구속과 함께 상대를 날려버릴 수는 없지만, 그는 공을 던지는 법을 아는 선수다. 그래서 여전히 너무나 견고한 선발 투수”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어차피 구속으로 성공한 선수가 아닌 만큼, 류현진이 원래 자신의 던지는 리듬과 방법을 찾는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실제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의 대역사를 썼던 2019년 당시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7마일에 불과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100명을 줄 세웠다고 쳤을 때, 뒤에서 8번째 성적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정교한 커맨드에 같은 구종도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운영과 로케이션으로 승승장구했다. 그 노하우는 이미 류현진의 머리와 DNA에 또렷하게 박혀 있다.
첫 등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류현진은 로테이션상 8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두 번째 등판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토론토는 한시적으로 6인 로테이션을 유지하고 있고, 류현진도 로테이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뭔가의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몸을 푼 류현진이 다음 등판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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