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난동범 車에 치인 아내 옆…"못 지켜줘서 미안" 남편 통곡

성남(경기)=양윤우 기자, 이강준 기자 2023. 8. 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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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로 찍은 사고 현장을 보여주며) 여기에 꽃이라도 하나 놔주세요. 부탁합니다."

경기 성남시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은 60대 A씨의 남편은 4일 오후 분당차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59분쯤 모친 명의의 모닝 차량을 타고 성남시 서현역 'AK플라자 분당' 앞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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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묻지마'의 습격, 공포에 질린 거리]
서현역(AK플라자 분당) 묻지마 흉기 사건 피해자 60대 여성 A씨가 참변을 당한 현장 /사진=임한별(머니S)

"(휴대전화로 찍은 사고 현장을 보여주며) 여기에 꽃이라도 하나 놔주세요. 부탁합니다."

경기 성남시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은 60대 A씨의 남편은 4일 오후 분당차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A씨 남편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5분만 늦게 출발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다. 아내를 못 지켜준 게 정말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는 "아내의 상태가 전날보다 더 안 좋아졌다"며 통곡했다.

A씨는 지난 3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다행히 심장이 돌아왔다. 현재는 인공호흡기를 낀 상태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위기는 넘겨졌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상태에서 오후에 갑작스럽게 혈압이 낮아지며 다시 상태가 악화했다.

사고 현장인 'AK플라자 분당' 백화점 인근에 사는 A씨 부부는 당시 외식을 하려고 나와 백화점에서 100m쯤 떨어진 아파트 단지와 상가 사이의 인도를 걷고 있었다.

그렇게 평온하게 길을 걷던 A씨는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인 배달업 종사자 최모씨(22)가 몰고 있던 모닝 차량에 들이받혔다. 최씨는 A씨와 부딪친 이후 인도를 내달려 다른 시민들을 또 들이받았다.

A씨 남편은 "차가 인도로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냐"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내가 쓰러져서 피를 흘리고 의식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이 119·112에 신고해라 소리를 질렀다"고 회상했다.

A씨의 상태가 악화했다는 소식을 들은 A씨 언니들도 이날 오후 중환자실에 들어가 A씨와 면회를 하고 나왔다. 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한동안 대기실에서 눈물을 흘렸다.

(성남=뉴스1) 장수영 기자 = 서현역 일대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 서현역 AK백화점 사건 현장에서 과학수사대가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쯤 연령미상의 남성 A씨가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인도로 돌진 후 차량에서 내려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10여명의 시민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A씨는 긴급체포됐다.2023.8.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59분쯤 모친 명의의 모닝 차량을 타고 성남시 서현역 'AK플라자 분당' 앞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았다. 차에서 내린 그는 바로 백화점 건물 안으로 들어가 1, 2층에 있던 손님 등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최씨를 붙잡아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자신을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씨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받은 사실,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한 사실 등을 고려해 피해망상 등 정신질환에 따른 단독 범행을 벌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날 중 범행경위, 동기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최씨에게 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포 직후 실시한 마약 간이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성남(경기)=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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