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급망 재편 타고···다시 '商社의 시대'

박호현 기자 2023. 8.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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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商社)의 시대가 돌아왔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이 축소되고 탈세계화와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자원 개발에 능하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상사들의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또 탈탄소 규제에 따른 에너지 시장 재편과 전기차 소재 수요 확대에 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신사업 대응 능력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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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포스코인터·삼성물산·LX 등
자원개발·에너지 조단위 투자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북미에 투자한 태양광 단지. 사진 제공=삼성물산
[서울경제]

상사(商社)의 시대가 돌아왔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이 축소되고 탈세계화와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자원 개발에 능하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상사들의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028260) 상사 부문,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LX인터내셔널(001120) 등 국내 주요 상사들은 조(兆) 단위 투자 계획을 세우고 제2의 상사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3년간 3조 8000억 원 규모의 에너지 사업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천·광양·포항을 중심으로 126만 톤의 청정수소 공급 인프라를 2035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을 소개하고 2030년까지 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권을 2개 이상 확보해 국내 최대의 재생에너지 사업회사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밝혔다.

LX인터내셔널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니켈 등 2차전지 원소재 광산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최근 회사는 앞으로 발행할 주식의 총수를 기존 8000만 주에서 1억 6000만 주로 두 배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도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주식 총수를 변경하는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삼성물산 역시 상사·건설·바이오 등에 3년간 1조 5000억 원~2조 원을 투입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상사부문의 경우 태양광,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미국·호주에서 현재 16.4GW인 태양광 파이프라인을 25GW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사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우면서 변화를 꾀하는 데는 불확실성의 여파도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망 위기가 계속되고 있고 전 세계적인 탈중국 흐름으로 중국 외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가 새로 생기고 있다. 또 탈탄소 규제에 따른 에너지 시장 재편과 전기차 소재 수요 확대에 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신사업 대응 능력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상사 업계는 되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지역주의가 강화되고 각국의 분쟁이 심화되면서 상사들이 이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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