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맨시티 스톤스 "다이어가 손흥민과 연결해 줘…트로피 7개 목표"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 2018-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가 누군가라는 물음에 맨체스터시티 수비수 존 스톤스는 "손흥민"이라고 답했다.
2018-19시즌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31경기에서 12골 7도움 맹활약으로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를 4위에 올려놓았다.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엄청난 팬"이라고 밝힌 스톤스는 "그는 사람들의 레이더 아래에 있는 선수(저평가된 선수)"라며 "그의 활약상은 버질 판다이크(리버풀)와 큰 차이가 없다. 뛰어난 선수다. 나를 흥분시킨다.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게 즐겁다"고 치켜세웠다.
당시 스톤스의 발언은 한국 언론, 그리고 팬들에게 큰 화제가 됐다.
4년이 지나고 한국을 찾은 스톤스는 "손흥민을 정말 좋아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2016-17시즌 에버턴을 떠나 맨체스터시티 유니폼을 입은 스톤스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지도 아래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 축구, 그리고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성장했다.
이번 시즌엔 멀티플레이어로 한 단계 더 발전했는데, 측면 수비뿐만 아니라 미드필더까지 소화했다. 중앙 수비수인데도 불구하고 미드필더, 공격수 못지않은 드리블과 탈압박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과르디올라은 중앙 수비수였던 스톤스를 미드필더로 올려 막혀 있던 경기를 풀어 냈다.
맨체스터시티의 2022-2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트레블 역시 스톤스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 스톤스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드리블 7회를 성공했는데, 이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2위 기록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사무국은 올해의 팀을 발표하면서 스톤스를 중앙 수비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선정했다.
방한 일정 중 광화문 한 호텔에서 SPOTV와 만난 스톤스는 손흥민을 향한 팬심을 드러내면서, 트레블이라는 대업을 이뤘던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한국 팬들에게 인사해달라
"모두 안녕하세요. 따뜻하게 환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한국에 오게 되어 정말 기쁜데요. 이번이 제 첫 방문이기도 합니다. 공항, 호텔 그리고 경기장에서 환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와 얘기를 나눌 수 없어서 정말 아쉬운데요. 응원에 정말 감사하고 있고 내일 경기에서 이길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트레블을 달성한 것을 축하한다
"고맙다"
-정말 굉장한 시즌을 보냈다. 이후 휴가를 어떻게 보냈나? 일본과 한국에서 진행되는 투어는 어떤가
"정말 즐거운 여름을 보냈다. 휴가 내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매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이후 도쿄에 다녀왔고, 이제 일주일 정도 된 것 같다. 그리고 서울에 와서 2일이 지났는데 정말 굉장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날씨가 굉장히 덥긴 하다. 하지만 이전에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곳이고, 세계 여러 곳을 방문해 또 경기를 치르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서도 말했듯이 팬들과도 만났다. 내일 있을 경기(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역시 기대하고 있다.
-유럽 챔피언이 되고 트레블을 달성하는 건 어떤 의미였나?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물론 기억을 되짚어 보면 우리가 트레블을 달성했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아직도 완전히 실감이 나는 건 아니다. 트레블을 달성했다고 하면 여전히 이상한 기분이 들고 또 정말로 자랑스럽다. 우리 전까지는 단 한 번밖에 없었던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일을 해낸 것이기 때문에 정말로 자랑스럽다. 하지만 여전히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다. 트레블을 달성한 것에 대해 정말 자랑스러울 뿐이고, 다시 한번 이뤄나가고 싶다."
-계속해서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맨시티다. 언제 ‘트레블이 다가오고 있다’라고 느끼기 시작했나?
"FA 컵 우승 이후에 처음으로 트레블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 고집이 있는 편이다. 처음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다음이 우리의 라이벌을 상대로 한 FA컵이었다. 두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나서야, ‘어쩌면 해낼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해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되었다. 그런데 미드필더였다
"그랬나?"
-당신의 포지션과 관련해서 수비수라고 생각하나, 미드필더라고 생각하나?
"이제는 둘 다이다."
-둘 다? 더 선호하는 것은 없나?
"수비수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계속해서 수비수로 뛰고 싶다."
-이유는?
"수비수 자리에서 오래 뛰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팀 동료들과도 좋은 연계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수비수들끼리는 정말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수비수를 택한 이유는 그 위치에서 정말 오랫동안 뛰었고, 수비수로서 내 역할을 더 잘 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보여준 것이 있다. 물론 당신의 실력을 우리 모두 너무 잘 알고 있지만 특회 놀라운 드리블을 보여줬는데. 본인의 드리블 능력에 얼마나 자신이 있나? 또, 어떻게 실력을 키웠나?
"나도 많이 놀랐다. 하지만 경기를 다시 돌아봤을 때야 깨달을 수 있다. 경기를 다시 돌아보며 내가 해낸 것을 살피는 건 조금 이상한 느낌이다. 경기하는 순간에는 최고의 선택을 하며 본능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내가 보여준 것과 팀에 가져다준 것에 대해 정말로 자랑스럽다. 감독님이 나에게 주문했던 것이기도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공을 점유하며, 최후방부터 공격을 해나가는 것이었다. 이전에 얘기하기도 했는데, 메시와 관련된 기록(챔피언스리그 결승 드리블 최다 2위) 역시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 기록에 대해서도 정말로 자랑스럽다.
여러 상황을 경험하면서 그리고 훈련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언제 내가 드리블해야 할지, 언제 패스를 해야 하는지 등을 말이다. 물론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하지만 포지션, 선수들끼리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 경기를 뛸 때의 위치 등에 대해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경기에서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했고, 그게 결과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 아래서 뛰는 건 어떤가?
"정말 보람차고 쉽게 만족하지 않으며 또한 즐겁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다. 절대 안주하게 하지 않고, 최고가 아닌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보다도 그가 승리를 얼마나 원하는지, 승리를 위해 얼마나 경기에 진심으로 임하는 지인 것 같다. 그리고 또한 감독님의 이런 점들은 선수들에게도 전해진다. 선수들 역시 경기장에 나서 승리를 계속 이어가고자 하게 된다. 그리고 승리하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그 기분을 맛보게 되면, 계속해서 승리가 하고 싶어진다. 그건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열정적인 과르디올라 감독의 모습에 한국의 팬들은 때론 당신이 '선생님께 혼나는 학생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감독님과 나를 말인가? 감독님은 매번 내게 내 위치에 대해 얘기하거나 때로는 다른 선수들에게 포메이션을 바꾸거나 시스템을 바꾸라고 전하라고 하시기도 한다. 그 순간부터 그 선수가 다른 역할을 소화해야 하거나 남아있는 경기 동안 전혀 다른 식으로 경기를 풀어가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감독님이 벤치에서 보내는 수신호들을 너무나도 잘 이해한다. 감독님은 항상 내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얘기를 해주시고, 때로는 나를 격려하거나 때로는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혼을 내시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 내가 최고의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주시는 것이다."
-며칠 전, 다비드 실바가 은퇴를 선언했다. 전 동료로서 다비드 실바와 함께 뛰는 건 어땠나? 다비드 실바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다비드 실바는 내가 함께 뛰었던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가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것이나, 또 그런 것들을 너무 쉽게 해냈다는 점에서 말이다. 다비드 실바와 정말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또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한 개인으로서 내가 알고 있는 다비드 실바는, 그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여주는 모습으로 미루어봤을 때 정말 좋은 사람이다. 심지어는 그가 가진 축구적인 능력보다도 더 뛰어난 품성을 가진 사람이라고도 생각한다. 다비드 실바가 부상으로 은퇴를 결심하게 된 것에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지금부터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인생의 2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비드 실바가 무슨 일을 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다비드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저 그가 내게 전해준 것들과 나와 함께 그라운드 위에서 만들어 나간 것들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그와 함께 만든 기억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
-맨시티 주장 일카이 귄도안이 떠났다. 주장 완장을 노려볼 생각이 있나?
"나? 절대 아니다
우리 팀엔 이미 좋은 주장감이 많다. 케빈 데 브라위너, 카일 워커, 로드리, 후벵 디아스까지. 모두 이전에 주장으로 뽑힌 적 있었던 선수들이다. 팀에서 지금 내가 맡은 작은 역할로 충분할 것 같다."
-언급한 이름들 때문에 주장이 되는 게 큰 도전일까?
"꼭 그래서는 아니다. 모두가 팀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장처럼 뛴다고 생각한다. 주장 완장을 차지 않아도 주장을 맡을 때와 다름없는 무언가를 경기에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수비수로서 라인을 이끄는 방식이나 플레이로 말이다. 나는 그저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뛰고 싶기 때문에 주장이 되고 싶지 않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손흥민을 꼽은 적이 있다. 이유가 있나?
"손흥민을 정말 좋아한다. 정말 훌륭한 선수이다. 토트넘에 있는 친구들을 통해 친해지게 되었는데, 에릭 다이어를 통해 알게 되었다. 경기 후에 얘기를 나누며 손흥민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얼마나 착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손흥민과 유니폼을 교환한 적도 여러 번 있다. 프리미어리그와 토트넘에 정말 많은 것을 가져다주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손흥민을 상대하고, 그가 얼마나 뛰어난지 알기 때문에 그만한 선수는 없다고 본다. 물론 다른 선수들 역시 존중한다."
-하지만 맨시티는 토트넘 원정에서 고전을 하곤 했는데, 손흥민이 맨시티에 큰 위협 중 하나 아닌가?
"이번 시즌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이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가서 승리를 하는 것 말이다. 우리가 고전했던 곳인데, 이번 시즌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작은 과제 중 하나이다. 우리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왜 우리가 그곳에서 고전했는지 찾아낼 것이다. 토트넘처럼 원정을 떠나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한 곳들이 몇 있다. 이번 시즌에 그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
-이제 맨체스터 시티는 타이틀을 방어해야 한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 라이벌은 어디가 될 것 같나? 타이틀을 지켜낼 자신이 있나?
"타이틀을 지켜내고 싶다. 라이벌로 한 팀을 꼽는 건 정말 어렵다. 좋은 팀들이 정말 많이 있고, 많은 팀이 새로운 선수들을 데려와 더 좋은 스쿼드를 구성했다. 경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금을 알 수 없지만, 프리미어리그뿐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의 팀들도 정말로 강하다. 챔피언스리그같이 큰 대회에서 우리가 이번에 좋은 경험을 했던 만큼 우리가 많은 것을 배웠길 기대해 본다. 올해 챔피언스리그를 훌륭히 치르고 챔피언까지 되었던 만큼, 결승까지 갔던 그 경험들로 다시 한번 해내고 싶다."
-선수로서 들 수 있는 트로피를 모두 들어 올린 것 같다. 다음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이번 시즌 들 수 있는 모든 트로피에 도전하는 것이다. 7개인 걸로 알고 있다, 아마도? 그리고 시즌이 끝나면 유로도 기다리고 있다. 어떤 대회에 나서든, 어떤 트로피에 도전하든 최선을 다해야지만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정신으로 임할 것이다. 이번 시즌엔 새로운 두 개의 트로피에도 도전하게 되었는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면 아마 도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면 클럽에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은 일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팬들에게 한마디
"여러분 다시 한번 따뜻하게 맞이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경기장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여러분들을 볼 수 있길 바랍니다. 공항에서 그리고 호텔에서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응원과 성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응원에 정말로 감사합니다. 한국에 올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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