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처벌해달라”던 주호민, 1년만 선처 탄원서 제출…28일 공판 입장도 바뀔까[종합]

황혜진 2023. 8. 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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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이 특수교사 A씨 고소 1년여 만에 A씨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제출했다. 다가오는 3차 공판에서 기존 입장을 유지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8월 28일 수원지법 형사 9단독에서 주호민이 제기한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 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 3차 공판이 진행된다.

주호민 법률대리인 측은 이틀 전 공소장 내용 대부분이 세간에 알려졌고, 주호민 역시 이날 직접 2차 공식입장문을 발표한 만큼 별도의 입장이 생길 경우 3차 공판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주호민은 8월 2일 오후 직접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 '주호민' 커뮤니티를 통해 A씨 고소 건에 대한 두 번째 공식입장을 공유했다.

주호민 부부는 지난해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자신의 첫째 아들을 담당하던 경기도 한 초등학교 특수반 교사 A씨를 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주호민 아들은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 돌발행동을 해 다른 학생들로부터 분리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주호민 부부는 아들 가방에 넣어 둔 녹음기로 아들, A씨와의 대화를 몰래 녹취했다. 녹취록을 근거로 A씨 언행에 문제가 있었다며 아동 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2차 입장문에 따르면 주호민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A씨에게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전달한 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주호민은 "계속 쏟아지는 보도와 여러 말들에 대한 저희 생각과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 우선 상대 선생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8월 1일 만남을 청했다. 대리인께서는 지금 만나는 것보다는 우선 저희의 입장을 공개해 주면 내용을 확인한 후 만남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깊은 고민과 여전한 두려움을 안고 조심스럽게 저희의 입장을 밝힌다"고 밝혔다.

그간 진행된 재판에서 A씨에 대한 처벌을 요구해 온 주호민 부부는 뒤늦게 A씨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주호민은 "진심 어린 사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고소와 모순된 말이 아니냐고 하겠지만 무지한 인간이었던지라 그 상황에서는 학교 내의 교감선생님과 동료 교사분이 선처에 대해 물어보실 때 형사사건이고 기소가 된 후여서 소취하는 법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사과를 하신다면 얼마든지 도울 것이라고 상대 교사 측에도 전했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재판정에서 상대 교사는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를 혼잣말이었다고 주장했고 사과보다는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신 걸로 보였다. 사과가 곧 유죄의 증거가 될 수도 있으니 섣불리 사과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아이의 엄마는 상대 교사께 사과의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처벌을 원하느냐는 물음에 잠시 망설이다 '네'라고 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내와 상의해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 서로 만나지 못한 채 재판에 들어가고 나서야 상대 교사의 입장을 언론 보도를 통해 봤다. 저희는 경위서를 통해 교사의 처지를 처음으로 알게 됐다. 직위해제 조치와 이후 재판 결과에 따라 교사의 삶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여기까지 와버렸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라도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처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자신의 아들에 대한 A씨의 행동을 "학대", "잘못된 행동을 한 과오"라고 표현했다. 주호민은 "아이에 대한 교사의 행위를 확인했던 순간의 부모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학대 혐의를 인정받지 못하는 건 감수해야 할지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의 우연으로 인해 교사가 아이에게 했던 잘못된 행동이 아예 없었던 일이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로 남는 것을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계속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선생님이 교사로서 장애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한 과오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해도 이것이 선생님의 모든 커리어를 부정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두 가지 마음이 저희 안에서는 서로 모순되지 않고 공존한다. 물론 이 견해로 인해 저희는 수많은 비난을 더 받을 수도 있다. 저희가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호민 입장 발표 후 해당 학교 측은 즉각 반박하며 오해의 소지를 일축했다. YTN 보도에 따르면 학교 측은 3일 YTN에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특수교사 A씨를 신고하라고 권유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A 씨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역시 3일 A씨를 선처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할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임 교육감은 "특수교육 현장은 어려운 실정에 놓여있다. 특수교육 선생님은 반복적인 폭력 피해와 부적절한 신체접촉, 심지어 대소변을 치우는 일까지도 홀로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들은 오직 사명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장애 학생에 대한 진심과 애정, 학부모의 믿음과 지지가 있어야 버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특정 학생만이 아닌 모든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동등하게 돌봐주고 교육하는 곳"이라며 "따라서 나의 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학생의 권리도 존중하도록 교육한다. 자녀를 걱정하는 학부모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특수교육 현장의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 사실상 특수교육은 지속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임 교육감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이 선생님에 대한 불만과 비난으로, 교육적 해결을 넘어 법적 해결에 의존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다른 장애 학생과 학부모에게 결국 돌아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결론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사명감으로 일하는 선생님이 의지를 잃거나, 학교 공동체 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학교 교육 현장은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호민은 A씨 고소 논란으로 인해 방송가 퇴출 위기에 놓였다. 7월 26일 1차 공식입장문을 발표한 이후 여론이 악화된 여파다. 7월 29일 편성됐던 주호민 출연 SBS 라디오 '배성재의 텐' 고정 코너 '말년이 편한 소인배 판단소'와 8월 4일 방송 예정이었던 tvN '라면꼰대 여름캠프'는 불방됐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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