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큰 우려 제기되는 새만금 잼버리, 총력다해 안전사고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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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폭염 속에서 지난 1일 전북 새만금에서 개막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하는 등 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회에 참가한 158개국, 4만3천여명의 대원 및 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대회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회 개막 후 사흘간 야영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만 28명이 나왔고, 영지 내 병원에 병상이 없어 영외로 이송된 환자가 63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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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극한 폭염 속에서 지난 1일 전북 새만금에서 개막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하는 등 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회에 참가한 158개국, 4만3천여명의 대원 및 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대회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냉동차와 양질의 식사 제공 등 긴급 대책을 지시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K-컬처를 앞세워 문화대국을 자부하는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황당하기 짝이 없다.
현장은 '생존 체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4일 조직위원회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1천486명이 잼버리 영지 내 병원을 찾았다. 이들 중 온열질환 환자는 138명이었다. 대회 개막 후 사흘간 야영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만 28명이 나왔고, 영지 내 병원에 병상이 없어 영외로 이송된 환자가 63명에 달한다. 대회 준비가 얼마나 주먹구구로 이뤄졌는지를 입증하는 통계가 아닐 수 없다. 이 와중에 행사장 내 편의점은 시중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얼음을 팔아 폭리를 취했다. 삶은 계란과 식재료는 무더위에 상해 곰팡이가 피었는데도 대원들에게 지급됐다. 일부 야영장은 진흙탕에 발목이 잠길 만큼 배수가 되지 않아 플라스틱 팔레트를 깔고 텐트를 쳐야 하고 모기와 파리가 들끓어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고 한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위생 관리가 안돼 더럽기 그지없었다고 하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더 한심한 것은 주최 측의 안이한 태도다. 언론 보도로 현장의 실상이 알려지고 비판 여론이 커지자 장내 취재 구역을 줄이고 기자들의 출입을 막아섰고, 전북도의원이란 사람은 "잼버리는 피서가 아니라 고생을 사서 하는 고난극복의 체험"이라며 "문제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다.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자란 데다 야영 경험이 부족하다. 참가비마저 무료니 잼버리의 목적과 가치를 제대로 몰라 불평·불만이 많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대회 난맥상은 우리의 국격에도 흠집을 내고 있다. 이번에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약 4천500명을 보낸 영국 등 일부 국가는 공식 우려를 표명했고 외신들도 현장 목소리를 전하며 문제점을 부각하고 나섰다.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축구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나라라고 말하기 부끄럽다.
새만금이 후보지로 선정된 것은 6년 전인 2017년이었다. 이번 대회가 장마와 폭염이 겹치는 시기에 열리고 새만금이 나무 그늘 하나 없는 간척지라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데도 관계 당국은 결과적으로 배수, 위생, 의료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놓지 않았다. 안전불감증과 무사안일주의가 낳은 사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각국에서 온 4만여명이 넘는 청소년들의 안전이다. 그나마 잇단 문제 제기에 야영장 곳곳에 냉방 버스들이 세워져 활용되는 등 긴급 대책들이 시행되면서 4일 오후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대회조직위는 물론 정부는 전부처의 역량을 총동원해 안전사고 예방과 대비에 끝까지 온 힘을 쏟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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