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 피의자, 범행 전날도 흉기 들고 서현역 찾아

흉기 2점 사고 서현역에…"무서운 생각 들어 실행에 옮기지 못해"
"서현역에 자신을 스토킹하는 구성원 다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
경찰, 휴대전화 등 압수해 포렌식…피의자, 범행 중 다친 손 치료

트위터 영상 캡처

지난 3일 14명을 다치게 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가 범행 전날 흉기를 들고 서현역을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은 이 사건 피의자 A(22)씨가 지난 2일 수인분당선 서현역 및 역사와 연결된 백화점을 찾았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일 대형 마트에서 흉기 2점을 산 뒤 사건 현장인 서현역에 갔지만, 범행하지 못했다.

A씨는 경찰의 2차 조사에서 "무서운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범행 장소 선정과 관련해서는 "서현역에 자신을 스토킹하는 구성원 다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범행 장소로 정했다"고 말했다.

A씨는 1차 조사에서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라거나 "내 사생활을 전부 보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A씨가 피해망상 등 정신적 질환에 따른 범행이라고 보고 있다.

트위터 영상 캡처

A씨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1년도 채 다니지 못한 채 자퇴했다.

2015~2020년 2개 병원에서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으며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A씨는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받았다.

최근 3년간은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범죄경력은 없었다.

경찰, 휴대전화 등 압수해 포렌식…피의자, 범행 중 다친 손 치료

트위터 영상 캡처

경찰은 압수한 A씨의 휴대전화 2대와 컴퓨터 1대를 통해 인터넷에 쓸 글들과 검색기록 등을 확인하기 위해 포렌식을 하고 있다.

범행 과정에서 흉기를 든 손을 다친 A씨는 오전에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경찰은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는 A씨를 상대로 이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진술을 거부하진 않지만,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영장은 경찰이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팀을 편성해 부상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 치료 지원과 건강검진 바우처, 원거리 가족 임시숙소 제공 등 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

피의자 A씨가 몰았던 경차가 인도에 반쯤 걸쳐 있다. 이준석 기자

앞서 전날 오후 5시 56분쯤 서현역 AK플라자 분당점 앞 버스정류장으로 A씨가 모친 소유의 모닝 차량을 돌진해 행인 4명을 치었다. 이후 A씨는 쇼핑몰로 들어가 건물 1층과 2층을 오가며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9명을 찔렀다. 현재 피해자 14명 중 2명은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성남 오리역과 서현역 등에서 흉기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온라인 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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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고무성 기자 km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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