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3년전 감리담합 조사요청 묵살?…공정위 "작년부터 조사중"

이승주 기자 2023. 8. 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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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이 누락된 '순살 아파트'의 감리 문제를 지적하면서 전관을 포함한 담합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3년 전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관련 조사를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지난 2020년 LH에서 조사 요청이 들어왔을 때 바로 조사에 착수하진 못했다"면서 "다만 묵살한 것은 아니다. 2년 늦어진 지난해에 착수했고 현재까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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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2020년8월 조사요청…공정위 작년 착수
당시 코로나에 사안 경중 따지다 다소 지연돼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정부가 무량판 구조 전단보강근 누락이 동일하게 발견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단지 15곳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LH가 시공한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보강공사를 위한 잭서포트(하중분산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2023.08.01 kangse@newsis.com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이 누락된 '순살 아파트'의 감리 문제를 지적하면서 전관을 포함한 담합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3년 전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관련 조사를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공정위는 해당 요청을 묵살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2년 지연됐을 뿐, 현재 조사는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지난 2020년 LH에서 조사 요청이 들어왔을 때 바로 조사에 착수하진 못했다"면서 "다만 묵살한 것은 아니다. 2년 늦어진 지난해에 착수했고 현재까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15곳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설계와 감리 전관예우, 담합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LH는 공정위에 '부당한 공동행위 여부 조사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에서 LH는 지난 2019년 이후 자사에서 발주한 건설사업관리용역(감리) 일부 입찰 건에서 담합이 의심된다며 조사를 요청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당시 LH는 감리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 입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부 건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높은 금액으로 낙찰된 점을 의심했다. 단순히 낙찰률이 오른 정황으로 담합이라고 의심할 수는 없지만 종심제 낙찰자 결정 구조로는 담합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 것이다. 종심제는 기술제안과 입찰가격 제안을 모두 평가해 종합 점수가 높은 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2020년 8월 조사 요청이 들어온 것은 맞지만 한 과에서 다루는 조사가 보통 40~50건이다 보니 즉시 현장조사에 돌입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보통 접수된 내용을 파악한 뒤 경중을 따져 순서대로 조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당시에는 코로나19도 터졌을 때라 늦어진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에 지금처럼 (해당 이슈가) 터졌다면 즉시 조사에 돌입했겠지만 그런 때도 아니었고, 액수도 엄청 큰 것도 아니다 보니 다른 조사보다 (경중에서 밀리면서) 늦어진 것일 뿐"이라며 "절대 묵살한 것이 아니다. 공공기관에서 들어오는 요청은 반드시 조사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LH에서 인지를 하고 요청을 했지만 조사가 늦어진 점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공정위가 내부 사정으로 2년이나 미루는 바람에 담합을 비롯한 불공정행위 등을 살펴보면서 전관예우 등 문제를 파악할 기회를 놓쳤을 것이란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시흥은계 지구 수돗물 이물질 및 LH 무량판 조사 결과 관련 긴급안전점검회의에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3.07.30. hwang@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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