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똑같은 건 없다 고로 지식은 진화한다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8. 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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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기초 데이비드·리카도 L 니런버그 지음 이승희 옮김, arte 펴냄, 3만8000원

인간은 지식을 통해 성장하고 진화했다. 특히 숫자, 계산 등 수학은 인류의 절대적인 지식으로 인식돼왔다. '1+1=2'라는 등식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길이, 넓이 등을 측정한 수치도 마찬가지다. 오늘날에는 컴퓨터, 인공지능, 기계 학습이 지식의 수학적인 형태로 나타난 산물들이다.

'지식의 기초' 저자 데이비드 니런버그는 수학을 조금 다르게 들여다봤다. 모든 지식을 사고의 습관, 관습으로 공유된 문화와 가정의 생산물이라고 봤다. 또 세상을 인식하는 규칙을 개발하면서 '차이'와 '동일성' 등 두 종류의 지식 중 하나를 선택하는 양자택일을 거쳐 좀 더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지식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즉 당연한 수학 등식에서도 오류는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역사학자인 니런버그는 수학, 물리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각 학문의 융합 연구를 하는 다학제 간 연구의 권위자다. 그는 자신에게 다양한 학문적 고찰을 알려준 아버지이자 수학자 리카도 L 니런버그와 함께 이 책을 썼다. L 니런버그 역시 12년 동안 수학을 연구하고, 철학과 문학 방면으로 연구 범위를 넓히면서 에세이와 소설을 출간한 이력이 있다.

저자는 동일성과 차이에 대한 끝없는 탐구가 지식의 방향성을 바꿀 수 있다고 역설한다. 니런버그는 "과학과 시스템의 가치, 생활 규칙과 사유법칙의 가치를 인정한다. 그러나 이 규칙들이 인간이라는 바다의 깊은 의미를 아직 파헤치지는 못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책은 '세상에 똑같은 건 없다'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학문과 시대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지식의 본성'을 탐구한다. 다학제 간 연구가답게 수학, 철학뿐 아니라 문학, 사회학, 심리학까지 다룬다.

인류 지성사에 영향을 미친 사상가도 여럿 등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쇼펜하우어, 카를 융,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다른 학문과 결합되거나 비교 대상이 된다.

그러면서 인류 역사상 꾸준하게 이어진 양자택일, 선택의 문제를 고찰한다. 어떤 것이 지식으로 간주되고, 인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깊이 있게 추적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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