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기업가치와 무관한 주가'…다시 등장한 매도 의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도 과열 우려.. 매도의견 이어지는 증권가
연초 11만원에서 120만원까지 10배 이상 급등하며 황제주에 등극한 에코프로에 대해 다시 한번 매도의견이 나왔다. 지난 5월 매도의견을 제시했던 하나증권이 기업가치 대비 과도한 시가총액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유진투자증권도 고객사인 배터리 셀 업체보다 더 고평가받는 현 상황에 대해 수급 쏠림 현상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의견을 보탰다.
하나증권 "에코프로 적정가치, 현재 시총의 절반"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하나증권은 에코프로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매도의견을 내고, 목표 주가 55만5000원을 제시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에코프로의 적정 가치는 14조4000억원으로 도출된다"며 "현재 시가총액 31조3000억원을 감안하면 투자의견 매도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씨엔지 등 자회사의 적정가치를 계산해 지주사 에코프로의 적정 가치를 계산했다.
지주사 에코프로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극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적정가치는 43조6860억원으로 평가했다. 다만 에코프로가 보유한 지분(45.6%)과 순자산가치(NAV) 할인을 감안하면, 에코프로가 누려야할 에크프로비엠 가치는 9조761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전구체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적정가치는 3조9170억원으로 봤으며 지분율을 감안, 1조130억원의 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과 에코프로씨엔지의 가치는 3710억원, 6430억원으로 계산했다. 리튬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조6000원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최근 에코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업 가치와 무관한 수급 경쟁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총 20조원을 넘어선 현시점에서는 고평가 괴리가 크기에 작은 이슈에도 쉽게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MSCI지수 편입, 수급 경쟁은 기업가치와 무관하고 수급에 기반한 변동성 속에서 기업 가치 평가 측면에서의 매수 실익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도 고객사인 배터리 기업 대비 양극재 기업의 시가총액이 더 높은 상황에서 기업가치와 관련 없이 수급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에코프로와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합산 시총은 약 70조원, 고객사인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합산 시총은 63조원"이라며 "배터리 셀 업체 대비 양극재 업체의 기업가치가 더 큰 것은 설명할 요인이 없고, 수급에 의한 과도한 주가 상승이 원인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도 주가 과열 우려하는 증권가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에코프로는 매도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으나,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는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44만6000원을 제시했다.
에코프로 기업가치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다. 가치 평가 시점을 오는 2030년까지 내다봤을 때 기준으로 현 시총 대비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현 시총 대비 주가 상승 여력이 20% 미만임을 감안하면 트레이딩 관점 접근을 권고한다"며 "50% 이상의 상승 여력을 기대하고 장기투자 할만한 시기는 지났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유진투자증권도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이미 미래 성장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오는 2030년 생산량 100만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41만원으로 상향하지만 상승 여력을 감안하면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말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향후 가시화될 신규 공급선 확정에 따른 수주잔고와 생산량 변화를 감안하면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적정가치는 35조8000원으로 판단한다"며 "투자의견 중립, 목표주가 36만원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현 주가수준(4일 종가 38만500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도의견이나 다름없다.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매도의견을 제시했다. 한병화 연구원은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해외 업체들 대비 높은 가치를 평가받아야 하지만 극도로 높게 평가받는 것은 설명하기 어렵다"며 "투자의견 매도, 목표주가 20만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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