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버스 안에 처녀·몽달귀신이 휙…부산 ‘여름 공포체험 시티투어’ 인기

박주영 기자 2023. 8. 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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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티켓 모두 팔려
부산 야간 시티투어 포스터. /부산관광공사

처녀귀신, 몽달귀신, 범(호랑이) 귀신...

홍콩·시애틀 등을 방불케 하는 부산 야경에 흠뻑 빠져 있는 시티투어 버스 승객 앞에 갑자기 귀신이 휙 나타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공포 체험 버스’가 인기다. 출몰하는 귀신은 진짜 공포와 오싹함을 선사하는 한국 토종들이다.

부산관광공사는 4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부산시티투어 야간 특별 프로그램 ‘썸머 호러 나이트 투어’를 6차례 운영한다고 밝혔다. 최근 인터넷에 풀린 420장의 이용티켓은 하루 만에 동났다. 부산관광공사 측은 “지난해 시작한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아 올해 이용객 정원을 작년의 갑절로 늘렸는데 바로 매진됐다”고 말했다.

이 야간 투어는 동구 초량동 부산역을 출발해 서구 송도 구름산책로, 영도구 하늘전망대와 태종대, 부산항대교,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등을 돌아 다시 부산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운영된다.

이 투어버스에 오르면 어스름 저녁이 오기 전 인파로 북적대고 빌딩 숲에 쌓인 부산역을 출발한다. 이어 서서히 내린 어둠 속에서 해수욕장과 바다, 파도소리, 솔숲, 멀리 별빛처럼 조명이 빛나는 야경 등에 흠뻑 젖어들게 된다. 투어버스는 2층으로 이동하는 도중 갑자기 귀신이 휙 나타난다.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한다는 한 많은 처녀귀신, 총각이 장가를 못 가고 죽는 바람에 원한을 품어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하는 몽달귀신, 해운대 장산에 출몰한다는 희고 긴 비단결 털에 환각과 성대모사 능력을 갖춘 현대판 호랑이 요괴인 ‘장산범’ 등이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들 한국 귀신들은 서양 귀신에 비해 공포스러움, 오싹함 등의 내공이 훨씬 높기 때문에 이용객들이 너무 놀라 트라우마에 빠질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저승의 지옥을 다스린다는 염라대왕이 안내하며 설명을 해준다”고 말했다.

이 코스 투어가 끝나면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 안 용두산빌리지에 있는 귀신의 집 ‘안식병동’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한다. 용두산공원은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시민공원으로 부산타워 등이 있다. 조선시대 부산의 왜관을 드나드는 일본인들이 만든 신사가 있었고 6·25 전쟁 때는 전국 각지에서 흘러든 피난민 판자촌이 밀집한 곳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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