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난동범, 범행 전날도 흉기 들고 서현역 찾아
[앵커]
어제(3일)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20대 최 모 씨는 범행 전날에도 흉기를 들고 서현역을 찾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최 씨가 정신질환에 따른 피해 망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데 무게를 두고, 오늘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합니다.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김태원 기자!
[기자]
네, 경기 분당경찰서입니다.
[앵커]
사건 전날에도 최 씨가 범행을 시도했다고요?
[기자]
네, 서현역 흉기난동범 23살 최 모 씨는 가족과 떨어져 살다가 범행을 이틀 앞두고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본가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범행 전날인 그제(2일) 집 근처 대형 마트에서 구매한 흉기 2점을 들고, 서현역을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 씨는 이때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범행을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하루 만인 어제(3일) 최 씨는 자택에서 어머니 소유 차량을 몰고 다시 한 번 서현역을 찾아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YTN으로 들어온 제보 영상 보시겠습니다.
상가 건너편 인도에서 베이지색 승용차가 불쑥 튀어나옵니다.
지나가던 여성을 시작으로 피해자들이 잇따라 차에 부딪혀 나가는데도 차는 속도를 멈추지 않고, 평화롭던 골목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이렇게 최 씨는 행인 5명을 치며 어제 오후 5시 50분쯤 서현역으로 이동해, 그 앞 인도를 들이받았습니다.
이후, 차량에서 내려 곧바로 서현역과 연결된 백화점으로 들어가, 준비해온 흉기로 시민 9명에게 무차별적으로 공격했습니다.
그리고 백화점을 벗어나 달아나던 최 씨는 범행 15분 만인 오후 6시 5분쯤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습니다.
[앵커]
최 씨가 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건지, 파악된 게 있습니까?
[기자]
최 씨는 지난 1년 동안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오래전부터 자신을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는 조직이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스토킹 조직원을 살해해 해당 조직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게 지금까지 최 씨가 밝힌 범행 이유입니다.
경찰은 최 씨가 지난 2015년부터 5년여 동안 정신건강의학과 2곳에서 진료를 받으며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지난 2020년엔 조현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는데, 그 뒤론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최 씨가 정신질환에 따른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늘(4일) 최 씨에 대한 2차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또,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까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신림동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무차별 흉기 난동이 또다시 벌어지면서 시민 불안도 클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저희 취재진이 오늘 아침 사건이 일어난 현장을 다시 찾아가 봤는데,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범행 당시 서현역에서 급히 몸을 피했다가, 출근하기 위해 다시 현장을 찾은 시민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영주 / 경기 성남시 서현동 : 지금도 사실 다시 이야기하면 굉장히 긴장되고 떨리는 기분이 들고, 같은 길인데도 좀 무섭다는 기분이 듭니다.]
사건이 벌어진 서현역은 백화점과 연결돼 있고, 주변으론 상가와 아파트 단지가 모여있어서 출퇴근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그렇다 보니, 최 씨 범행으로 다친 사람이 14명에 이를 정도로 피해가 컸습니다.
대부분 중상으로 집계됐는데, 특히 차량에 치인 60대 여성 등 2명은 위중한 상황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과거 인터넷 커뮤니티에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던 것과 관련해 이번 범행과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글에서 범행을 예고한 시점은 실제 사건이 일어난 어제가 아닌 오늘이었고, 최 씨 역시 자기가 쓴 게 아니라고 진술했는데요,
경찰은 해당 커뮤니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기 분당경찰서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 : 박경태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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