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사용 면책에 법정 최고형 예고’ 정부 흉기난동에 총력 대응

조미덥·유설희·조형국 기자 2023. 8. 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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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초강경 대응’ 지시 후
경찰청장 대국민 담화에 대검·법무부 공지
‘가석방 없는 무기형 신설’ 검토
경찰특공대가 4일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과 함께 범행 예고 장소 중 한 곳인 경기 성남시 오리역을 둘러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정부·여당이 4일 최근 잇따르는 흉기난동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력을 총동원한 초강경 대응을 지시한 후 경찰은 흉기난동에 총기·테이저건 등 최고 수준 물리력으로 대처하고, 흉기 소지 의심자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흉기난동을 테러로 규정해 법정 최고형을 받게 하겠다고 했고, 법무부는 처벌 강화를 위해 ‘가석방 없는 무기형’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당정은 앞으로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특별치안활동을 실시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일어난 경기 성남시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이날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정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서현역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은 무고한 시민에 대한 테러”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으로도 협박문자가 올라온 만큼 정부는 사전 예방을 위한 경비 인력 투입과 실효적이고 강력한 진압장비 휴대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신림역 무차별 칼부림 사건의 상처가 채 가시기 전에 서현역에서 유사한 범죄가 발생했다. 강력 흉악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일상이 위협받고 있다”며 “유사 범죄의 재발 방지를 위해 근본 대책부터 검거·처벌·재활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촘촘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윤희근 경찰총장이 4일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흉기난동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국민의힘과 경찰청은 이날 국회에서 실무당정협의회를 열고 흉악범죄에 관해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기한을 정하지 않고 특별치안활동을 하기로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백화점, 지하철역 등 인구 이동을 분석해 이동량이 많은 지역 250여곳을 주요 거점으로 선정해 경찰력을 배치하기로 했다”며 “사건 징후를 파악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와 정보를 공유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명 피해 우려 사건에 대해 ‘코드1’(우선 출동) 이상을 발동해 관할 불문 범죄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순찰차가 최우선으로 출동하기로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대국민 담화문에서 “흉기난동 범죄에 대해 총기, 테이저건 등 정당한 경찰 물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고 국민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경찰관에 대한 면책규정을 적극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흉기 소지 의심자, 이상행동자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라 선별적 검문검색을 실시하겠다”고도 했다. 경찰은 서울·부산 등 다중밀집지역에 총 36개 중대 규모의 방범 경력을 배치한다. 완전무장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들을 전국 13개 청에 배치하고 범행 지목 장소 등으로 파견하기로 했다. 윤 청장은 온라인상의 흉악범죄 예고에 대해 “전 수사 역량을 집중해 신속히 확인·검거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도 이날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각각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집중 수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검은 또 “불특정 다수의 공중에 대한 테러 범죄에 대해 반드시 법정최고형의 처벌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검은 “이러한 ‘공중협박행위’를 테러 차원으로 가중 처벌할 수 있는 법령 개정이 이뤄지도록 법무부에 입법 요청할 것”이라고도 했다.

법무부는 이날 “흉악범죄 엄정 대응을 위해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형법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만희 국회 행안위 국민의힘 간사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묻지마 범좌 관련 대책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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