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비군 복무 거부 확산···이스라엘군 전력 타격
이스라엘 공군 예비역 대령 니심 요게브(64)는 25년간 전투기 항법사로 복무한 예비역 군인이다. 그는 현역 복무를 마친 뒤에도 조종사 양성을 위한 비행학교에서 교관으로 일해왔으나 최근 교관 임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상관에게 이 같은 결심을 알리기 위해 작성한 서한에서 “비행학교는 나 없이도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나 자신은 지금과 같은 사태가 지속된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집권 극우 연정의 사법부 무력화 법안에 반대하는 예비역 군인들의 복무 거부가 확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예비역 군인들은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법안 추진을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이스라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법안 통과시 복무를 거부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는데, 지난달 11일 관련 법안 중 하나가 처음으로 의회를 통과하자 복무 거부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요게브처럼 복무를 거부한 예비역 군인들은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비행학교에서는 예비역 교관 대부분이 복무를 거부하자 학교 측이 조종사 후보생들의 부모에게 훈련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이스라엘군 전력의 핵심을 차지하는 예비역 군인들의 복무 거부가 건국 이후 75년 동안 이스라엘 통합의 구심점이자 국방의 중추 역할을 해온 이스라엘군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사방이 적대적 아랍 국가로 둘러싸인 이스라엘에서 예비역은 전력의 핵이다. 이스라엘 현역병은 16만9000명에 불과하지만 유사시 즉시 투입이 가능한 예비역 46만5000명이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특히 전투기 조종, 정보 분석, 특수 작전 등 오랜 경험과 숙련이 필수적인 분야에서 예비역 의존도는 더욱 높다. 예비역들의 복무 거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스라엘군의 전투 태세가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공군 예비역들의 복무 거부와 관련한 WSJ의 질의에 “예비역 조종사들은 공군 전력의 주춧돌로 이스라엘 안보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큰 문제가 없으나 복무 거부가 장기화하면 공군의 전쟁 준비 태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병 출신 예비역 군인 주르 알론(46)은 “차를 차고에 오래 방치하면 못 쓰게 된다”면서 복무 거부가 장기화하면 전투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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