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교육이 침몰하는 일은 없기를[금주의 B컷]
지난달 30일 서울시교육청 앞에는 검은 리본들이 매달려 있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료 교사들이 그를 추모하며 매단 리본이었다.
같은 날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 의원이 취합한 교육부 자료에는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초·중·고 교사 100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통계를 내놨다. 숨진 교사 중 절반은 초등학교 교사였다. 지난 4월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전국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5년간 교권 침해 문제로 정신과 치료·상담을 받은 적 있다는 응답이 26.6%에 달했다. 교사 87%는 최근 1년 사이 사직이나 이직을 고민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퇴직한 전국 국공립 초·중·고 교사 중 근속연수 5년 미만은 58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03명)의 2배 가까이 늘었다. 한 교사는 교직을 떠나며 “초등학교 교사직이 ‘침몰하는 배’라는 걸 느끼게 한 권한 침해는 정말 많았다”라고 말했다.
“모두 홀로 버티고 있는 거 … 정말 모르셨나요.” 교육청 앞에 달린 리본에 적힌 문구에는 고인과 같은 아픔을 고백하는 동료 교사들의 메시지가 가득했다. “교사가 죽는 곳에 학생의 삶은 없다.” 침몰하는 배에서 외치는 교사들의 아우성 같은 문구가 시선을 붙잡았다. 부디 ‘교육’이 침몰하는 일은 없기를.
글·사진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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