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이슈, 대통령 지지율에 ‘불방망이’인가 ‘솜방망이’인가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시사저널=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김건희 여사의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 여사의 '영부인 리스크'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대선에서 선거에 미치는 존재감으로 이미 영향력을 예고한 바 있었다. 김 여사가 한 기자와 나눈 통화 내용이 MBC를 통해 보도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그렇지만 김 여사가 선거에 미친 영향은 결정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1월 대선 직전에 김 여사의 통화 내용이 공개된 후 윤석열 당시 후보의 지지율은 더 올라갔고 결국 당선으로 이어졌다. 적어도 윤 대통령 지지층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최근 불거진 김 여사와 관련된 이슈는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부각된 김 여사의 행보는 해외순방 중에 명품 쇼핑을 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개최된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던 중 김 여사가 유명 명품 편집숍을 방문했고, 수행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쇼핑을 했다는 논란과 의혹이다. 해외순방 중 왜 쇼핑을 시도했느냐는 지적과 특히 국내에 많은 비가 쏟아져 국민 피해가 우려되는 시점에 어떻게 쇼핑을 할 수 있냐는 비판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진상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고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설명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몇몇 국민의힘 의원이 "김 여사는 K팝과 콘텐츠를 홍보하기 위한 셀럽"이라거나 "패션 산업을 참관하기 위한 시도"라고 에둘러 해명했지만 그다지 설득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핵심 지지층 "김건희 리스크, 35%"
또 하나의 중요한 정치적 의혹이 김 여사를 겨냥하고 있다. 바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이다. 김 여사와 직접적인 관련성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지만 김 여사 일가의 땅이 변경된 고속도로 노선의 종점인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에 넓게 자리 잡고 있다는 의혹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민주당의 김 여사 관련 의혹 제기에 단호하게 선을 긋고 나섰고, 급기야 고속도로 추진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 양상이다.
각종 의혹과 논란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김 여사의 행보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미치는 영향, 즉 리스크인지 아닌지에 대한 국민 생각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월22~23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김 여사의 영부인 리스크 유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전체 결과로 10명 중 7명 정도인 70.3%는 '리스크가 있다'고 응답했고 27%는 '리스크가 없다'고 답변했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20대(만 18세 이상)와 60대 이상 그리고 대구·경북(TK)과 중도층인데 20대와 중도층은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리스크 있음'으로 답했다. 60대 이상과 TK는 각각 62.8%, 69.1%로 김 여사 행보가 대통령 국정수행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핵심 지지층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 여사가 국정수행에 리스크가 된다는 비율은 35.8%에 그쳤다(그림①). 결과를 보면 우선 광범위한 응답자층이 김 여사의 행보, 즉 김건희 이슈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읽힌다. 그렇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의 응답 결과로 보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 실제로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결과적으로 대통령 지지율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지는 않았다. 김 여사의 행보에 대한 상징적인 반응은 매우 크게 나타나지만, 지지율에 반영되는 비율은 부분적이라는 의미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매주 실시하고 있는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어보았고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도 조사했다.
6월27~29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지지율은 36%로 나타났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3%로 나타났다. 나토 순방과 수해 대응 평가가 함께 나온 7월18~20일 조사에서는 대통령 긍정평가가 33%로 내려왔고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33%였다. 그러나 7월25~27일 조사에서 긍정 지지율은 35%로 반등했고 국민의힘 지지율도 35%로 동반 상승했다(그림②). 이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 이유를 물어본 결과 '김 여사의 행보'라는 응답은 1%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김 여사와 대통령 지지율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걸까. 빅데이터 분석을 해보면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감성 연관어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김건희 연관어, '문제' '의혹' '수사' 등
김 여사 행보가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윤 대통령 행보 자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의 캐치애니(CatchAny)로 7월1~31일 기간 동안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파악했다. 김 여사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문제' '의혹' '주장' '겁' '많다' '열리다' '수사' '만들다' '크다' '좋다' '검증' '고발' '찍다' 등으로 나왔다. 윤 대통령은 '문제' '혁신' '열리다' '수사' '겁' '비판' '논란' '임명' '많다' '안전' '좋다' '마치다' '만들다' '사과' '투자' 등으로 나타났다(그림③). 두 사람 모두 공통적으로 연결되는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가 존재한다. 즉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김 여사의 행보엔 많은 이목이 쏠린다. 대통령 부인이란 자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역대 대통령의 부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 때문으로도 이해된다. 김 여사는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사업을 경영해 왔을 정도로 사회활동을 왕성하게 했던 인물이다. 한편 대통령 장모의 2심 선고 후 법정 구속,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 등 대통령 주변 논란에 김 여사와 관련된 사안이 빠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지라도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 미치는 정치적 상징성은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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