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샘 폭발한 여름, 고막 샤워로 날린다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3. 8. 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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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무더위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는 8월, 음악이 선사하는 무아지경에 빠져 더위를 잊어보자. 뜨거운 계절 여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록·힙합·K팝과 클래식·국악 등 장르 불문 다채로운 음악 축제가 열린다. 국내외 레전드 아티스트의 무대가 줄줄이 이어지니 해외 공연 부럽지 않은 피서를 즐길 수 있다.

4~6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국내 최대 규모 페스티벌답게 무더운 여름을 통쾌한 밴드 사운드로 이겨낼 관객을 대거 끌어모은다. 헤드라이너로 일본 밴드 엘르가든, 미국 밴드 스트록스, 우리나라 김창완밴드 등이 서고 김윤아, 장기하, 노브레인, 검정치마, 이승윤, 체리필터, 새소년, 이날치 등 총 54팀의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특히 5일 무대에 오르는 스트록스는 2006년 제1회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내한한 이후 17년 만의 귀환이다. 2001년 낸 데뷔 음반 'Is This It'은 영미권의 유서 깊은 음악 전문지 NME, 롤링스톤 선정 2000년대 최고의 음반에 오르는 등 명반으로 꼽힌다. 이후 등장한 많은 개러지 록 밴드에 영향을 끼쳤다.

같은 날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제26회 머드축제와 함께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이 오후 2시부터 11시까지 펼쳐진다. 스웨덴 출신의 마이크 페리, 영국의 DJ 듀오 서드파티, DJ KOO(구준엽), 아스터 등 국내외 유명 DJ들이 나와 EDM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더위를 날려버릴 예정이다.

11~13일 전북 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은 록과 EDM은 물론 K팝,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축제. 덕진구 전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11일엔 오마이걸·드림캐쳐·원어스 등에 이어 12~13일엔 넬·크라잉넛·자우림 등 국내 대표 록밴드와 원슈타인·비와이 등 래퍼, 페퍼톤스·멜로망스·10CM·선우정아 등의 라이브 가수가 총출동한다.

8월은 클래식계에도 축제의 계절이다. 엔데믹 이후 콘서트홀 대관이 어려울 정도로 연말까지 클래식 공연 일정이 꽉 차 있지만, 여름 오프 시즌을 맞아 이달 내내 무대 안팎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먼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은 매년 특정 작곡가의 대표 작품을 총망라해 들려주는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을 11~20일 개최한다. 올해 주제는 레너드 번스타인. 축제 기간 중 매일 그의 생애와 작품, 혹은 그에게 영향을 준 작곡가를 주제로 한 오케스트라나 실내악 콘서트가 열린다. 첫날인 11일은 오텐자머 지휘로 서울시향의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을 레이 첸의 바이올린 협연으로 볼 수 있다. 오텐자머 감독은 지휘뿐 아니라 솔로·실내악 연주로도 무대에 설 예정이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은 1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야외 축제 세종썸머페스티벌 '그루브'를 개최한다. 오후 8시에 광화문광장 특설무대에서 회차별로 댄스·디제잉·오페라 등을 즐길 수 있는 무료 공연이다. 특히 3주 차인 25~26일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창작 신작을 올리는데, 관객 드레스코드가 겨울 외투 '패딩'이다. 이열치열로 더위의 고통과 춤의 기쁨을 느껴보자는 기획이란다. 또 1주 차 안은미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마지막 주 서울시오페라단의 카르멘 등 사전에 선발한 시민들이 올라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22~27일은 올해 3회를 맞는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에서 6일간 피아니스트 백건우,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 프랑스 실내악단 트리오 반더러 등 유명 아티스트의 릴레이 공연이 이어진다. 지휘자 안토니오 멘데스와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축제의 시작과 끝을 맡는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바쓰만콰르텟, 블래져앙상블 등 실력파 연주자들도 무대에 오른다.

초가을을 향해가는 9월 2~3일은 페스티벌의 최성수기다. 서울의 난지 한강공원에선 렛츠락 페스티벌에 자우림·국카스텐·쏜애플 등의 밴드가,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선 리스펙 페스티벌에 로꼬·그레이·박재범·이영지 등 힙합 아티스트가 출격한다. 강원 철원 고석정 일대에서 같은 기간 열리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엔 250, 이디오테잎, 이상은, 최백호 등과 독일 크라우트록 창시자인 레전드 밴드 노이!의 미하엘 로터 등이 나온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마포문화재단의 M-클래식 축제도 9월 5일부터 연말까지 이어진다. 재단이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한 김도현에 더해 대만계 키트 암스트롱, 일본 다케자와 유토 등 아시아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리사이틀 등 여러 공연이 기획된다.

21~23일엔 제5회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이 '완성'을 주제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개최된다. 23일엔 'Opus(작품번호) 5'라는 소주제로 구성한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 같은 달 9~10일 서천 선셋 재즈 페스티벌, 23~24일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등 야외에서 즐기는 재즈 축제도 이어진다.

15~24일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선 국악과 클래식의 앙상블을 즐길 수 있다. 전주의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국창열전 완창 판소리' 무대에는 김일구(적벽가)·김수연(수궁가)·정순임(흥보가)·신영희(춘향가)·조상현(심청가) 등 국가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혹은 보유자급 원로들이 5일에 걸쳐 20시간 동안 완창을 선보일 예정이다. '상생과 회복'을 주제로 한 개막공연에선 전주시립교향악단과 가야금 연주자 문양숙 등이 협주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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