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행사
현대그룹이 4일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를 맞아 추모행사를 열었다.
현대그룹은 이날 오전 경기 하남 창우동 선영을 찾아 참배행사를 했다.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등 임직원 7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비에 새겨진 문구는 생전 정몽헌 회장과 친분이 두터웠던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지었다. 비문은 ‘영원한 청춘 몽헌을 추모함’으로 시작한다. ‘온 겨레의 함성을 등에 업고 거룩한 아버지의 세업, 그 빛을 따라 문학소년과도 같은 열정을 지니고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해 현대그룹 회장의 직에 이르기까지 그 소임을 다했다’는 문장이 담겼다. 도올 선생은 2003년 8월 정 회장 타계 시 금강산 추모비문도 직접 쓴 바 있다.
현 회장은 “떠나신 지 20년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지난한 시간이었다”며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과 정몽헌 회장이 늘 곁에서 지켜주고 응원해 주고 있다고 믿기에 우리 현대가족들과 함께 앞으로 더욱 힘차게 전진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부터는 추모 사진전 ‘정몽헌의 도전, 다시 현대’가 서울 종로구 연지동 그룹 본사 사옥과 현대엘리베이터 충주공장 특별전시관에서 동시에 개관했다. 2주간 열리는 사진전은 ‘정몽헌, 현대의 DNA’, ‘현대정신, 거침없는 도전’, ‘시대의 흐름, 현대정신을 잇다’, ‘다시, 현대’ 등 4가지 주제로 고인의 생애와 업적, 그가 그려온 현대정신과 미래비전이 132점의 사진으로 재현된다.
사진전에는 정 회장이 생전에 사용한 수첩과 안경, 명함, 손목시계는 물론 고등학교 졸업앨범 등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볼 수 없던 희귀 유품 34점이 처음 공개된다. 고인의 일생을 담은 4분50초 분량의 추모 영상도 전시관 대형스크린을 통해 상영된다.
이번 사진전은 내부 행사긴 하지만 정몽헌 회장을 추모하는 방문객이나 일반인이 희망할 경우 안내를 받아 관람할 수 있다. 현대그룹은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영상을 그룹 홈페이지와 현대엘리베이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공개한다. 126쪽 분량의 추모 사진집은 범현대가 등 일부에 소량 배포할 예정이다.
현대그룹 측은 “정몽헌 회장이 쌓아올린 업적을 돌아보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 현대정신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를 넘어 그가 그려온 미래의 현대, 다시 현대를 향해 나아갈 것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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