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LK-99 데이터, 아직 검증 안돼”…해외선 ‘회의론’

이소현 2023. 8. 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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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상온 초전도체(superconductor) 'LK-99'에 대한 진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LK-99라고 이름 붙여진 물질은 상온에서 저항 없이 전기를 전달할 수 있는 초전도체를 의미한다.

또 LK-99가 공중부양한 동영상에 대해서는 "흑연을 포함, 초전도체가 아닌 물질들도 같은 방식으로 부분적인 부양을 할 수 있기에 확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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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로이터 등 “많은 전문가들 회의적 반응 보여”
논문상 데이터 불충분…“초전도체 주장 처음 아냐”
“초전도체 검증될 수 있지만 조심스럽게 검토해야”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상온 초전도체(superconductor) ‘LK-99’에 대한 진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담긴 내용에 비중을 둔 보도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 검증 과정에서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둘러싸고 해외 과학계에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많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자들은 고체 물리학의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떴지만, 초전도체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K-99라고 이름 붙여진 물질은 상온에서 저항 없이 전기를 전달할 수 있는 초전도체를 의미한다. 주변 자기장을 일절 거부하는 특성도 가져 자석 위에 올리면 ‘공중부양’하는 모습을 보인다. LK-99 명칭은 한국 벤처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이석배와 김지훈 연구진의 성 이니셜 L·K와 1999년이라는 연도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NYT는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과학자들로부터 제공 받은 자료가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의 산카르 다스 사르마 박사는 “초전도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논문에 나온) 이 데이터는 매우 추정적이며 확실하진 않다”고 평가했다.

사르마 박사는 센터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논평을 통해 “한국 과학자들이 LK-99가 초전도체로 전환된다고 밝힌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제로(0)’로 떨어지지는 않는다”며 “이 물질(LK-99)의 전기저항은 순수 구리와 다른 좋은 전도성 금속들과 비교하면 약 100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또 LK-99가 공중부양한 동영상에 대해서는 “흑연을 포함, 초전도체가 아닌 물질들도 같은 방식으로 부분적인 부양을 할 수 있기에 확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르마 박사는 또 여러 저명한 물리학자들로 구성된 연구그룹들이 LK-99가 실제로 상온·상압 초전도체인지에 대해 연구 및 측정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정도로 엄청난 주장은 매우 조심스럽게 검토돼야 한다”며 “‘승리 선언’을 하기 전에 독립적인 집단들이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LK-99를 구현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특히 LK-99 열풍에 힘을 실은 시네드 그리핀 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박사도 자신의 LK-99 관련 논문상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초전도성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면서, 논문에 적시된 전자 구조 관련 계산 결과가 확정적인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트위터에 자신의 논문을 소개하면서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행사장에서 마이크를 들었다가 일부러 떨어트리는 장면을 올렸다. 이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처럼 해석되면서 트위터에서 급속히 퍼지며 LK-99 열풍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아울러 외신은 초전도체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러한 물질들과 관련해 자세히 조사해보면 아닌 경우가 많았는데 이에 연구자들은 미확인 초전도 물체(USO)라는 이름으로 통칭하기도 한다.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마이크 노먼 응축 물질 물리학자는 로이터통신에 “USO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며 “우리는 USO에 현혹되고 선량한 연구자들조차 속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먼 학자는 “원본 논문에 문제가 있다”며 물질이 초전도 상태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광범위한 온도 범위의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사람들은 종종 샘플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실제로 초전도체이고 얼마나 많은 부분이 그렇지 않은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 방법을 사용한다”며 “온도 범위의 데이터가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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