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는 올렸지만…“상승 여력 적어”
하나증권 에코프로 투자의견 ‘매도’ 유지
증권사들이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올렸지만 일부는 전날 종가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한 단계 낮추거나 ‘중립’으로 유지한 증권사가 많았다. 증권사 중 지주사 에코프로에 대해 유일하게 리포트를 발표한 하나증권은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4일 증권사들은 줄줄이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삼성증권(25만원→33만원), IBK투자증권(15만원→33만5000원), 하이투자증권(26만5000원→35만원), 메리츠증권(31만원→36만원) 등이다. 하지만 이들의 목표주가는 전날 에코프로비엠의 종가(39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3일 종가보다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신한투자증권(28만원→40만원), NH투자증권(31만원→41만원), 키움증권(34만원→44만5000원), 하나증권(28만5000원→44만6000원), 신영증권(15만7500원→63만원) 등이었다.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은 이날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 등으로 한 단계씩 내렸다. 삼성증권과 하이투자증권 투자의견은 앞서 제시한 ‘중립’을 유지했다.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신영증권은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매도 의견 리포트를 내는 일은 드물어서 현재 주가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중립’ 의견을 내는 것은 시장에서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진다. 증권사들은 에코프로비엠이 최근 수급이 쏠린 영향으로 주가가 급등해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봤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연초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펀더멘털보다는 수급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쳐 과도한 급등세를 나타냈다”며 “현 주가는 2027∼2030년 실적이 선반영된 수준으로 당분간 상승 여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매도 의견을 제시한 곳도 있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유지하고 투자의견도 ‘REDUCE(매도)’로 유지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합산 시총은 70조원인데, 고객사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합산 시총은 63조원이다. 배터리 셀 업체 대비 양극재 업체의 기업가치가 더 큰 것은 설명할 요인이 별로 없다”며 “수급에 의한 양극재 업체들의 과도한 주가 상승이 원인이라고 판단되는 이유”라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합산 시총은 배터리 셀 업체들의 합산 시총 대비 40%를 중심으로 일정 폭으로 할인되어서 거래돼 왔다”며 “양극재가 배터리 팩기준 원가 구성이 40%를 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지주사 에코프로에 대해 리포트를 낸 곳은 하나증권이 유일했다.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를 45만원에서 55만5000원으로 올렸지만, 전날 종가(120만7000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의견도 ‘매도’를 유지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적정 시가총액을 14조3000억원으로 두고 현재 시총(31조3000억원)과의 차이를 고려해 매도 의견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전날보다 9500원(2.44%) 떨어진 38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전날보다 3만3000원(2.73%) 하락한 11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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