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동 흉기 난동’ 피의자 정신질환...최근 3년간 치료 안 받아
범행 하루 전 마트에서 흉기 구입
곧바로 범행하려다 ‘무서워서’ 안 해
지난 3일 오후 퇴근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번화가 한복판에서 벌어진 ‘서현동 흉기 난동’ 피의자 최모(22)씨는 정신병의 일종인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범행 동기를 묻는 경찰에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정신질환을 앓다 벌인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4일 경찰 수사전담팀의 1차 조사에서 최씨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으며, 2015~2020년 2개 병원 정신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지속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다. 병원에서는 2020년 최씨에게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내렸다고 한다. 경찰은 최씨가 이 진단을 받은 후 최근까지 3년간 제대로 치료를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최씨는 배달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조현성 인격장애는 과거 ‘분열성 성격장애’로 불렸던 정신질환이다. 통상적으로 아웃사이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등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에 대한 욕구가 없는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사람을 기피하고, 지나치게 내성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등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같은 증상이 심해지면 타인을 해치려는 생각도 갖게 한다고 한다.
실제로 최씨는 경찰에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 내 사생활을 전부 보고 있다”며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진다. 체포 당시 음주 상태도 아니었고, 경찰의 간이 마약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
경찰은 최씨가 피해망상 등 정신질환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는 피해망상에 따라 자신을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범행 하루 전인 지난 2일 서현역 인근 대형마트에서 회칼과 과도 등 흉기 2점을 미리 구입한 것으로 파악돼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도 있다. 최씨는 당시 흉기 구매 후 곧바로 서현역으로 이동해 범행하려 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실제 흉기를 들고 서현역까지 간 최씨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최씨가 유동인구가 많은 서현역을 범행 장소로 정한 것 역시 피해망상에서 비롯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최씨는 서현역에 자신을 스토킹하는 집단의 구성원 다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범행 장소로 정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최씨가 사용한 휴대전화 2대와 컴퓨터 1대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인터넷 게시글과 검색 이력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추가 조사를 벌여 최씨의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파악하고,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한편 전날 오후 6시쯤 분당구 서현역에서 벌어진 최씨의 ‘묻지마 흉기 난동’과 이에 앞선 ‘고의 차량 돌진’으로 각각 9명, 5명 등 모두 14명이 다쳤고, 이중 2명은 위중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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