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어 LFP 배터리 주목…400㎞ 이상 주행가능 전기차 나온다

현대차그룹도 첫 LFP 배터리 채택
LFP 단 레이EV 조만간 출시
토레스EV 433㎞ 달린다

KG모빌리티 토레스 <KG모빌리티>

국내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중국산 저가형으로 치부되어온 LFP 배터리 성능이 과거보다 진화했고 가격 경쟁력까지 높아 대중형 전기차 위주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LFP 배터리가 국내 전기차 대중화 속도를 앞당길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현대차그룹 승용차에선 처음으로 LFP 배터리를 탑재한 경형 전기차 레이 EV 출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기아는 최근 환경부로부터 레이 EV에 대한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복합 기준 210㎞로 인증받았다. 이 차에는 중국 CATL이 만든 LFP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현대차·기아는 LFP 배터리 탑재에 비교적 부정적이었다.

전기차 전체에 리튬이온 배터리만을 탑재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LFP 배터리보다 가격이 30% 높지만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용량, 고효율 구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Y [테슬라]

그러나 최근 LFP 배터리 자체 성능과 배터리 관리 기술이 개선됐고 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기차 대중화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도 가격이 싼 LFP 배터리 중요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KG모빌리티는 중국 BYD LFP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433㎞를 주행하는 전기차 토레스EVX를 9월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환경부로부터 주행 거리 인증을 완료했다.

국내에서 LFP 배터리를 탑재해 출시된 전기 승용차 중 최대 주행거리가 테슬라 모델3(402㎞)인데, 이보다도 주행거리가 30㎞ 길다.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대에 전기차를 살 수 있다는 소비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달 LFP 배터리를 탑재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를 5699만원에 출시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511㎞)보다 주행거리가 350㎞로 짧지만 가격이 저렴해 단기간 내 역대급 판매 열풍을 일으켰다.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존재감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에선 대중화 전략을 가속하면서 대중형 전기차 위주로 LFP 배터리 탑재를 늘릴 공산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니켈과 코발트 등을 사용하지 않는 LFP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는 등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지난해 LFP배터리 글로벌 점유율은 27.2%로 집계됐다. 2020년까지 한 자릿수였던 점유율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중국 기업이 만든 LFP 배터리는 가격대가 워낙 저렴해 대중 전기차 중심으로 존재감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 “국내 업계도 LFP 배터리 기술을 개발에 힘을 실어 중국 종속을 줄이고 기술 경쟁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