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강등’ 채권시장 영향 크지 않은듯
미국 금리 중립·한국 금리 단기 상승 전망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미국 기준 1일 장 종료 후·한국 기준 2일 장 개시 전)이 전해진 후 2거래일이 지난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는 30년 만기를 제외하고 10bp(0.1%) 내외 상승에 그쳤다. 강등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마감한 지난 1일 미국 국채 2년, 5년, 10년, 30년 금리는 각 4.9%, 4.22%, 4.02%, 4.09%였다. 3일에는 각 4.88%(2년), 4.29%(5년), 4.18%(10년), 4.29%(30년)를 기록했다.
국내 국고채의 경우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알려진 지난 2거래일간 금리 상승폭이 역시 10bp(0.1%) 내외에 그쳤다. 강등 소식이 전인 지난 1일 국고채 2년, 3년, 5년, 10년, 30년 금리는 각 3.686%, 3.647%, 3.667%, 3.727%, 3.643%를 기록했는데 3일 각 3.745%, 3.714%, 3.755%, 3.861%, 3.704%로 마감했다. 4일 오전에도 5년물 이상은 상승추세를 이어갔으나 상승폭은 0.05% 이내에 그쳤고, 3년물은 오히려 하락했다.
국내 증권사의 거시경제(매크로)·채권전략 애널리스트 상당수는 12년만에 단행된 두번째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채권시장과 자금조달시장에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줄 수 있으나 2011년과 같은 큰 충격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 미국채 발행 증가 리스크 속에 해당 이벤트(미국 신용등급 강등)가 발생하여 종합적으로 이전과 달리 금리 하락 요인이 일방향적으로 우세하지 못할 것으로 해석된다”며 “미국채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 한국 국고채에는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금리 상승 요인으로 반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가 대규모로 국채를 늘리기로 하면서 채권 발행량 증가에 따른 금리 상승요인과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금리 하락요인이 상쇄되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신용등급 강등으로 글로벌 신용경색이 발생한다면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이탈해 국내 채권시장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크레디트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2011년에도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글로벌 신용경색은 발생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스프레드(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와의 차이) 확대가 불가피하겠으나 지금은 경제상황이 다르고 최초 등급 하향이 아니며 크레디트 불안감이 그 당시 보다는 크지 않기 때문에 (스프레드) 확대 수준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슈가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의 빌미가 되지만 않는다면 국내 자금조달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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