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사진 찍으려던 관광객들, 150년 된 伊 조각상 박살 냈다

박선민 기자 2023. 8. 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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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상이 산산이 조각난 모습. /트위터

독일 관광객들이 150년된 이탈리아 조각상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으려 무리하게 포즈를 취하다 결국 조각상을 박살 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독일 관광객 2명이 이탈리아 북부의 알레코 저택 내부에 있는 석상을 파손했다.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석상을 끌어안는 등 무리한 자세를 취한 게 원인이었다.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관광객 2명이 분수대 안에 세워진 석상 받침대를 아슬아슬하게 밟은 채 양쪽에 서 있다. 이어 사진을 찍어 주던 일행이 자세를 고쳐주기 위해 지팡이를 뻗어 관광객 중 한 명의 옆구리를 찌르자, 이 관광객은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자 옆에서 석상을 감싸 안고 있던 다른 관광객도 연달아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석상이 바닥에 쓰러지며 깨지고 말았다.

조각상 받침대 위에 올라가 무리하게 인증사진을 찍던 관광객들이 조각상과 함께 뒤로 넘어지고 있다. /틱톡

이들이 망가뜨린 석상은 이탈리아 조각가 엔리코 부티(Enrico Butti)가 약 150년 전 만든 작품 ‘도미나(Domina)’다. 그 가치가 무려 21만8000달러(약 2억83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관광객 일행은 조각상을 부순 뒤 아무 말 없이 저택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조각상은 워낙 여러 조각으로 부서진 데다, 분수대 타일까지 일부 파손돼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장 사진을 보면, 조각상의 팔과 몸통 등이 받침대와 완전히 분리돼 산산조각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알레코 저택 관리자 브루노 골페리니는 “우리가 조각상이 파손됐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었다”며 “도미나 석상은 저택을 보호하는 의미를 가진 석상인데, 이런 무지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고 했다.

현재 현지 경찰은 알레코 저택 측의 신고를 받고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피의자를 특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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