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미국인, 적게 일한다”... 재택근무 논란은 진행형

정미하 기자 2023. 8. 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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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우리는 더 적게 일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 시각)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일에 대한 태도가 광범위하게 변화했다"며 미국 근로자의 노동 시간이 줄어든 현실을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만 해도 재택근무로 인해 직원들은 일하는 장소와 시간을 정할 수 있고, 고용주는 더 많은 생산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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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우리는 더 적게 일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 시각)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일에 대한 태도가 광범위하게 변화했다”며 미국 근로자의 노동 시간이 줄어든 현실을 전했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에 따르면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고용주의 비율은 2019년 63%에서 현재 70%로 증가했다. 유급 육아 휴직을 제공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28%에서 39%로 늘었다. 남성의 경우 평균 7주, 여성은 평균 9주의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재택근무 중인 모습. / AFP 연합뉴스

또 다른 조사 결과도 근로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례 시간 사용 조사에 따르면 특정 날짜에 실제로 일하는 고용인의 비율은 2019년 67.8%에서 2022년 66.1%로 떨어졌다. 이는 2003년 이후 최저치다.

이처럼 근로 시간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확산한 재택근무의 영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만 해도 재택근무로 인해 직원들은 일하는 장소와 시간을 정할 수 있고, 고용주는 더 많은 생산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생산성은 향상되지 않았고, 완전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회사도 줄었다. 스탠퍼드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자들은 재택근무 생산성이 사무실 근무보다 7.4% 더 높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고용주는 재택근무 생산성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보다 3.5% 낮다고 봤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용주는 직원의 사무실 복귀를 재촉하는 것을 포기한 상태다. SHRM에 따르면 고용주의 62%가 원격으로 일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근로자의 39%는 여전히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은 주 5일 모두 재택근무 중이다.

이에 대해 WSJ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일에 대한 태도가 광범위하게 변화했음을 나타낸다”며 “노동 시장이 역사적으로 뜨겁지만, 급여가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증가하지 않은 이유는 노동자들이 단순히 돈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미국 근로자들은 급여를 올리는 것 외에 유급 휴가, 유연한 근무 시간처럼 비금전적 보상을 요구한다. 결과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급여를 덜 받는 길을 택한 것이다.

급여를 쫓지 않는 태도는 오히려 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지난 5월 컨퍼런스보드는 근로자 만족도가 2021년보다 2022년에 급격하게 상승해, 1987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설문조사의 18개 구성 요소 중 ‘일과 삶의 균형’이 근로자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임금’의 영향력은 중간이었고, ‘일의 재미’는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때문인지 소셜미디어(SNS)에는 ‘임금에 맞춰 일하라’, ‘조용히 그만두기’, ' 게으른 여자 직업’과 같은 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기업이 앞으로도 존재할지에 대해선 이견이 존재한다.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실업률이 높아지면 기업은 재택근무를 금지할 수도 있다. 반면, 재택근무로 생산성이 저하돼도 사무실 유지비, 임금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에 고용주가 재택근무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직원들은 일주일에 2∼3일 집에서 일하는 것을 8% 임금 인상과 같다고 여긴다”며 “이런 가치를 변화시키려면 실업의 위협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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