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아닌 아내만 이런 일을”… 분당 차량돌진 첫 피해자 남편 ‘통곡’

박윤희 2023. 8. 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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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A(65) 씨의 남편 B씨는 4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중환자실 앞 대기석에서 끝내 통곡했다.

당시 A씨는 인도 안쪽에서, B씨는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베이지색 모닝 차량이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와 아내를 들이받았다.

이 차량은 최초 피해자인 A씨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인도를 내달려 다른 행인들을 들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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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매일 아침 산책하고 외식하던 집 앞 도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느냐. 그저 못 지켜줘서 너무 미안하다”

‘분당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A(65) 씨의 남편 B씨는 4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중환자실 앞 대기석에서 끝내 통곡했다. 

지난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에 앞서 용의자가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진은 용의자가 이용한 차량. 독자제공, 연합뉴스
B씨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지난 3일 오후 AK백화점 근처 아파트에 사는 부부는 백화점에서 100m가량 떨어진 아파트단지와 상가 사이 인도를 나란히 걷고 있었다.

당시 A씨는 인도 안쪽에서, B씨는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베이지색 모닝 차량이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와 아내를 들이받았다. 

이 차량은 최초 피해자인 A씨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인도를 내달려 다른 행인들을 들이받았다. 

돌발 상황에 놀란 B씨가 정신을 차렸을 땐 아내가 이미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차량이 뒤에서 달려와 들이받았기 때문에 피할 틈도 없었다고 한다. 

이 사고로 머리 등을 크게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내가 분명 차도 쪽에서 걷고 있었는데 왜 내가 아닌 아내만 피해를 봤는지 모르겠다"며 "정신 없이 심폐소생술을 하다 보니 구급대원들이 왔는데 그들도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자'고 하더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용의자가 이용한 차량. 연합뉴스
아들 C씨는 다른 지역에서 퇴근해 차를 몰고 귀가하다가 매형으로부터 어머니의 사고 소식을 접했다. 

아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이었다.

C씨는 "그날 아버지께서 일찍 퇴근하셔서 어머니랑 외출하셨다가 변을 당하신 거 같다"며 "가정주부인 어머니는 인품이 정말 좋으시고, 누구나 훌륭하다고 입을 모아 칭찬하는 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전날 오후 5시 59분쯤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피의자 최모(22) 씨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최씨는 흉기 난동 직전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A씨 등 보행자들을 고의로 들이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승용차는 최씨 어머니가 모는 모닝 승용차였다. 

최씨의 연속 범행으로 20∼70대 시민 14명이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 찔려 다쳤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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