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림 감독이 밝힌 '악귀' 촬영 비화.."대본 긴장감 120% 살렸다" [인터뷰②]
4일 오후 이정림 감독은 SBS '악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이정림 감독은 "부족한 부분이 많았겠지만 작가님, 배우들 그리고 훌륭한 스태프를 믿고 촬영에 임했다. 시청자들이 추리하는 내용들도 흥미롭게 봤고, 지인들로부터 연락도 많이 받았다. '진짜 비밀로 할 테니 나한테만 몰래 말해줘'라는 문자만 여러 개 받았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악귀'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정림 감독은 "모든 드라마가 그렇겠지만 악귀 역시 주인공 구산영, 염해상의 행동과 감정을 이해하고 따라가지 못하면 끝까지 쫓아갈 수 없는 작품이었다. 촬영 전부터 작가님과 배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시청자가 둘을 응원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인물들의 첫 등장이나 공간 구현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또 악귀를 비롯한 귀신들, 상황을 묘사할 때 지나치게 화려한 VFX를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다. 익숙하면서도 무섭고 기묘한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다"라며 '악귀' 연출 당시 주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지난달 29일 종영한 '악귀'는 방영 내내 10%가 넘는 시청률을 유지하며 '인생 드라마'로 손꼽히고 있다. 김태리, 오정세, 홍경, 진선규, 김해숙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흡인력 높이는 연기력이 '악귀' 흥행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이정림 감독은 김태리, 오정세, 홍경, 김원해, 김해숙, 진선규 등과 함께 작업하게 된 소감도 전했다. 그는 "김태리, 오정세, 홍경 배우와는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다. 셋 다 질문이 엄청났다"면서 "촬영 막바지쯤 배우들에게 고백했는데 주연들이 내 꿈에서까지 나타나 질문을 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거기서 또 다른 생각들이 파생되고, 그것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막막했던 순간들이 해결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김태리 배우는 열정적으로 현장을 이끌면서도 디테일한 부분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네' 한마디도 수십 번 뱉어 보며 좀 더 좋은 것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배우고 그 결과물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내 것만 보는 게 아니라 숲 전체를 보고 있는 배우라 함께 작업하며 많이 의지하고 배웠다. 오정세 배우는 고요하지만 단단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이다. 고독, 외로움, 외골수 등 염해상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들을 다 소화하고 표현해줬다"라고 전했다.
"홍경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성숙하고 진중하며 태도만으로도 본받을 점이 많아요. 극중 서문춘 형사가 죽은 뒤 시청자들이 더 슬퍼할 수 있게 만들어준 일등공신이 홍경이라고 생각해요. 김원해 배우는 현장에서 등불 같은 존재로 후배로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김해숙 배우는 화면 속에선 정말 무서워 보이지만 '컷' 하면 호호 하고 웃는 소녀 같은 배우로 스태프들이 존경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배우였어요. 진선규 배우는 좀 과장해서 첫 만남에 이미 알고 있던 옆집 형님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부드럽고 우아한 말투로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을 웃게 해주는 사람이죠. 제 나이보다 12살이나 많은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주셨어요.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엄마처럼 늘 보듬어 주시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이해해 주신 박지영 선배님께도 감사드려요."
끝으로 이정림 감독은 '악귀'에서 가장 만족했던 장면을 손꼽았다. 그는 "김태리, 오정세 배우의 관계가 가장 잘 표현된 장면은 2부 화원재에서 뛰쳐나가 죽으려고 하던 산영이를 살리는 해상과 3부 엔딩 한강 다리 위가 아닐까 싶다. 상대방의 연기를 디테일하게 봐주고 서로의 감정이 충분히 표현될 때까지 기다려주고 배려해준 현장이었다. 어항을 던지는 자세, 산영을 애타게 찾으며 달려오던 해상의 모습, 고래를 돌려 해상이를 보는 얼굴 등 하나하나 짚어가며 완성했다. 다소 정적인 씬이 될 수도 있었지만 배우들의 대본의 긴장감을 120% 살렸다"라고 대답했다.
뿐만 아니라 이정림 감독은 "그 외에도 수많은 장면들이 있지만, 혹시 악귀를 다시 돌려본다면 5부 해상집에서 우진이를 지나쳐가는 산영의 표정을 다시 봐주면 좋겠다. 산영의 올라간 입꼬리가 소름 끼칠 것이다. 마지막 회에서 제 손으로 신체를 태운 뒤 반짝이는 바다를 본 후의 마지막 표정엔 지난 몇 십년 간의 향이 삶이 담겨있다. 1부 아르바이트 몽타주, 12부 산영의 몸을 빼앗아버린 악귀가 가스레인지 불을 켜는 옆모습 등 표정이 보이지 않아도 김태리는 감정을 내뿜는다"라고 덧붙였다.
"3부에서 해상이가 이씨할아버지(태영 큰할아버지) 댁으로 찾아가 발자국을 쫓아가다 문소리를 듣는 장면이 있어요. 복도에 갇혀 과거를 떠올리며 괴로워하다 끝내 문을 열고 누군가를 다시 구해내는 과정 속의 해상 표정도 잊을 수 없어요. 아직 온전한 어른이 되지 못했지만 결국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는 장면이었죠."
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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