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지 않았지만 잘 싸웠다, 한국 여자 축구 ‘유종의 미’[플랫]

플랫팀 기자 2023. 8. 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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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서
조소현 선제골 후 헤딩골 내줘
H조 최하위로 16강 진출 좌절
독일,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

비록 승리로 마무리짓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승점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3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1-1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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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조소현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앞서 콜롬비아(0-2 패), 모로코(0-1 패)에 연패하며 16강 진출의 희망이 사실상 없었던 한국은 ‘우승 후보’로 꼽히던 FIFA 랭킹 2위 독일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둬 1무2패,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2015년 캐나다 대회 프랑스와의 16강전부터 이어진 월드컵 본선 6연패 사슬을 끊었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통산 전적은 1승2무10패가 됐다.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독일은 한국에 고전하며 비겨 승점 4점(1승1무1패)에 그쳐서 같은 시간 콜롬비아(2승1패·승점 6점)에 1-0으로 승리한 모로코(2승1패·승점 6점)에 밀려 조 3위로 탈락했다.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장슬기가 시드니 로만과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독일은 남녀 축구 모두 월드컵 우승을 경험해 본 유일한 나라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진하다. 남자축구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했고 이번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짐을 싸게 됐다.

벨 감독은 이날 공격진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기용하고 20세의 천가람(KSPO)도 처음 선발로 공격진에 내세웠다. 새로운 변화가 좋은 경기력을 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1~2차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한국은 전반 6분 조소현(무소속)의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영주(마드리드CFF)가 페널티지역 정면의 조소현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고, 조소현이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조소현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이 골은 한국이 여자월드컵 본선 13번째 경기 만에 처음으로 기록한 선제골이다. 조소현은 2015년 캐나다 대회 때 스페인전에서 골을 넣은 데 이어 월드컵 본선 개인 통산 2호골을 기록하며 역대 여자월드컵 본선에서 2골을 넣은 최초의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후 독일의 파상공세를 잘 버텨내던 한국은 전반 42분 골을 허용했다. 스베냐 후트가 올려준 크로스를 알렉산드라 포프가 높은 타점에서 그대로 헤딩슛으로 연결,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을 1-1로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독일의 파상공세에 시달렸다. 후반 12분에는 포프의 헤딩슛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으나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한숨을 돌렸다. 3분 뒤에는 포프가 다시 한 번 헤딩슛을 시도했는데, 이번엔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에서 관중석의 현지 교민 등 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벨 감독은 포프가 계속해서 제공권을 장악하자 후반 18분 182㎝의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을 투입, 포프의 전담 수비수로 붙이는 변화로 더 이상 추가 실점을 막았다. 전 선수들이 한 발씩 더 뛰고 독일과 몸싸움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은 9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 조소현이 상대 반칙에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가는 악재를 맞았지만, 남은 시간을 투혼으로 버텨내며 결국 값진 승점 1점을 따냈다.

▼ 윤은용기자 plaimstone@khan.kr

플랫팀 기자 areumlee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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