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채 상병 사건' 담당 해병대 수사단장 해임… "은폐 의도 아냐"

최자연 기자 2023. 8. 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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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을 조사하던 해병대 수사단장이 해임됐다.

앞서 국방부가 채 상병의 사건자료를 민간 경찰로 이첩하는 시기를 늦추라고 지시했으나 수사단장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채 상병 사고 조사에 대해 '경찰 수사 역량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가 해병대 수사단의 이첩 자료에 포함돼선 안 된다'는 판단 아래 해병대 측에 경찰 이첩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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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4일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을 조사하던 해병대 수사단을 해임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장병 4묘역에서 거수경례를 하는 해병대 전우회. /사진=뉴스1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을 조사하던 해병대 수사단장이 해임됐다. 앞서 국방부가 채 상병의 사건자료를 민간 경찰로 이첩하는 시기를 늦추라고 지시했으나 수사단장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4일 뉴스1에 따르면 국방부는 "수사기록 이첩 과정에서 중대한 군기 위반 행위가 발생해 해병대 사령관은 수사단장을 보직 해임했다"며 "국방부 검찰단이 이 위반 행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의 이런 조치에 대해 일각에서는 채 상병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채 상병 사고 조사에 대해 '경찰 수사 역량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가 해병대 수사단의 이첩 자료에 포함돼선 안 된다'는 판단 아래 해병대 측에 경찰 이첩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이 장관은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이에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장관 복귀 후 지침에 따라 채 상병 사고 관련 사항을 경찰에 이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해병대 수사단장은 지난 2일 이를 어기고 채 상병 사고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담은 자료를 민간 경찰에 이첩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작성한 사고 조사 기록엔 채 상병 소속 부대 지휘계통 관계자들에 대한 과실치사 등 특정 혐의를 제기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넘겼던 채 상병 사고 조사 기록을 회수했다. 국방부는 해당 기록에 대해 법적 검토를 진행한 뒤 다시 경찰에 이첩할 예정이다.

현행 '군사법원법'은 군인 사망 사건과 성범죄, 입대 전 범죄에 대한 수사·재판을 군이 아닌 민간 사법기관이 담당토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해병대 수사단에 불필요한 압력을 가한 게 아니냐'며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채 상병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도로 추측하기도 한다.

군 관계자는 '군 당국이 채 상병 사고 관련 사항을 축소 또는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은폐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민간) 경찰에서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자연 기자 j27nature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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