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잡아먹는 ‘지구 상 최상위 포식자’가 왔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장 방문
“불볕더위도 스카우트 정신으로 이겨내야지요. 잼버리는 자연에서 배우고 생존하는 체험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고 친구들과 평생 우정을 나누는 기회입니다.”
지난 2일 전북 부안의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 한낮 기온 섭씨 36도를 오르내리는 뙤약볕 아래서 ‘생존전문가’ 베어 그릴스가 등장하자 삽시간에 대원들이 몰려들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생존전문가 베어 그릴스는 몰려든 스카우트 대원들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가장 먼저 자전거로 유라시아를 횡단, 대회장에 도착한 프랑스 대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와 용기를 북돋았다.
영국 특수부대 대테러부대(SAS) 출신 베어 그릴스는 스카우트 출신이다. 2009년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역대 최연소 수석지휘관이 됐다. 그는 “한국 방문은 처음이며, 한국의 발전한 모습과 자연 환경을 보고 감탄했다”며 “대원들이 멋진 추억을 만들고 갔으면 한다”고 했다. 또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을 찾은 이유도 우리의 미래인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무한한 꿈과 희망을 전파하기 위해서다”고 했다.
그릴스는 대회장에 설치된 인공 암벽장에서 대원들에게 암벽등반 요령을 지도하며 “지금의 생존전문가로 된 토대가 스카우트 활동이었다”며 “여러분들은 무한한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릴스는 극한 환경에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퍼포먼스로 팬들을 사로잡는 생존전문가다. 디스커버리 채널 ‘인간 대 자연’ 프로그램을 통해 극한 상황에서의 극단적인 생존법을 전파하면서 12억 넘는 시청자들을 확보한 세계적인 방송인이다.
그는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한 손으로 짚라인을 잡고 대각선으로 강하하면서 성화봉송을 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한국에서도 그를 ‘베어형’ ‘곰석쇠’로 부르는 열성팬이 상당하다. 그릴스는 “생존술을 전파하는 이유는 누구든 어떤 극한 환경에 처했을 경우,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이다”고 했다.
그릴스는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 뿐만 아니라 세계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어릴 때부터 모험심이 강했던 그의 본명은 에드워드 마이클 그릴스(Edward Michael Grylls)다. 베어는 별명. 런던대 출신으로 정치인 아버지의 의지와 달리 특수부대에 입대했지만 공중 낙하 훈련 중 낙하산 오작동으로 추락하면서 등골뼈가 12조각 나는 중상을 당했다. 자포자기에 빠져 절망적이었던 그를 자극한 것이 에베레스트 등정 다큐멘터리였다.
다큐멘터리를 본 그는 피눈물나는 재활을 거쳐 다시 태어났고, 1998년 23세로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정 기록을 세우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릴스는 에베레스트 등정의 꿈을 이룬 뒤 모험가, 익스트림리스트의 길을 개척해가면서 끊임없는 도전 인생을 살아왔다.
특히 극한 상황에서 극단적인 생존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다. 코끼리 똥을 짜 수분 섭취하거나 살모사, 고슴도치, 악어를 잡아먹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자가 사냥해 먹다 남긴 얼룩말을 뜯어먹는 장면은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이런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그를 ‘지구 상 존재하는 동물들의 최상위 포식자’라고 표현한다.
그의 극단적인 생존법은 각국에서 조난당했다가 생존한 자들을 통해 자주 전해진다. 호주 사막에서 조난당한 62세 남성은 방송에서 본 그릴스의 생존법을 통해 개미를 잡아먹고 살아남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릴스가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이유는 다양한 자선 활동 때문이다. 그는 평소 학교, 청소년 단체, 시민단체를 위한 모금 활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8년 히말라야 원정을 시작으로 2000년 제트스키로 영국 일주, 2004년 앙헬 폭포 파라모터 타고 건너기, 2005년 열기구 타고 2만5000피트 상공서 디너파티를 한 배경에는 영국 군인 가족을 위한 자선 활동 등 다양한 모금행사를 위해서였다.
2015년 알래스카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기후 변화 정책을 알리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가 곰이 먹다 남겨둔 연어를 발견하고선 즉석에서 불판에 구워 먹는 장면도 세계적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생존법을 전파하는 것과 사회적 기부는 나를 자극하는 에너지다”고 했다.
그릴스는 3일 영국으로 떠나기 전 “이번 대회에 참석한 스카우트 대원들이나 세계 모든 청소년이 자연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건강한 지구를 만드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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