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유동화증권 발행 반토막…‘철근 누락 아파트’ 악재도
올해 상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발행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4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발행된 PF 유동화증권(PF ABS·ABCP·ABSTB) 금액은 11조8988억원이다. 건수로는 336건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PF 유동화증권의 발행금액과 건수가 각각 24조2005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발행금액과 건수 모두 절반 이상 줄었다.
부동산 PF 유동화증권의 신용보강 형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발행된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중 증권사가 신용보강한 것들의 비중은 발행금액 기준 46.8%로 지난해 51.6%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감소했다. 반면에 건설사 등(시공사 및 일부 비건설사 포함)이 신용보강한 유동화증권은 지난해 비중이 37.2%에서 45.0%로 증가했다.
이인영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2021년까지 주택가격 상승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개발사업이 추진되며 부동산 PF 유동화 시장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며 “그러나 지난해 이후 부동산 경기 하강과 함께 주택건설 인허가와 주택착공 및 주택 분양(승인) 지표 등이 하락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전반적으로 보다 저하된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부동산 PF 유동화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시장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당국의 연이은 대책으로 안정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활기를 띠지는 못하고 있다. 금리(A1등급 PF ABSTB 유통물 매입금리 월평균 기준) 상으로는 지난해 9월 3.7%였다가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10월에는 6.1%, 12월에는 7.4%까지 치솟았다. 이후 정부와 업계의 채권시장 안정화 대책과 PF 유동화증권 매입 프로그램으로 지난달에는 4.5%로 내려온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가 건설업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일부 철근 누락 아파트 명단 공개와 대규모 손실 현실화로 인한 건설사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금리가 지속되며 조달금리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으로 비용이 상승하면서 부동산 PF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건설사의 철근 누락 사태로 전수 점검에 들어가 건설업의 평판 리스크와 대규모 손실 우려가 불거졌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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