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병원신세 보고도 또 반복...'생존게임'된 새만금 잼버리 [앵커리포트]
인디언 말로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뜻의 잼버리.
그런데 올해 새만금 잼버리에는 생존게임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현장의 목소리 먼저 들어보시죠.
"(그늘막이) 있는데 많이 부족해요. 그늘막 텐트라든지 그런 것이 중간중간 설치돼 있으면 대원들이 활동하면서 열기도 식히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없다 보니까요. (쓰러지는 학생들) 계속 나오죠. 행사 끝날 때까지 나올 거예요. 외국 (자원봉사) 지도자들이 여기 왔다가 이 환경과 시설 보고 더위 때문에 그냥 나갔어요. 자기는 여기서 도저히 활동을 못하겠다. 봉사를 못 하겠다."
앞으로 쓰러지는 학생들이 더 나올 거란 말이 걱정스러운데요.
잼버리 참가자가 폭염으로 쓰러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05년 미국 잼버리 대회 때도 폭염으로 곤욕을 치렀는데요.
당시 대회가 열린 육군 기지는 한낮 기온 37도에 습도까지 높았습니다.
그야말로 찜통이었겠죠.
숨쉬기도 힘든 더위에 3시간이나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을 기다리던 4만여 명의 참가자들, 탈수와 어지럼증을 호소했고요.
결국 보이스카우트 대원 300명 정도가 일사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번 새만금 잼버리가 지난 2015년 일본 야마구치 잼버리 대회 상황과 판박이란 말도 나오는데요.
당시 '키라라하마'에서 대회가 열렸는데, 여기도 새만금과 마찬가지로 간척지였고요.
나무 한 그루 없어 폭염에 그늘도 부족한 환경이었습니다.
전체 3만 3천여 명 중 3,248명이 열사병과 탈수, 화상 증세를 호소했는데요.
참가자의 10%가 넘는 인원이 병원 신세를 진 겁니다.
7월 말 8월 초가 1년 중 가장 더운데, 왜 이렇게 더울 때 해야 하나 싶죠.
[이영일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공동대표 / 오늘, YTN뉴스라이더 : 청소년들이, 국내 같은 경우에는 방학에 관련된 문제도 있고요. 또 외국도 비슷한 상황입니다마는 기본적으로 겨울에 합동야영을 하기는 좀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물론 여름에 하다 보니까 많이 더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심각 단계인 폭염 단계에서는 이것이 그냥 덥다, 이렇게 치부할 문제는 아닌 거죠.]
이미 여러 외신이 새만금 잼버리의 폭염과 안전 문제를 지적한 바 있는데요.
앞선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또 같은 사태를 반복한 겁니다.
철저한 준비로 사고를 막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대응이 필요할 텐데, 그 역시도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준비하라"
스카우트 잼버리의 모토인데요.
지금이라도 지켜야 합니다.
[이영일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공동대표 / 오늘, YTN뉴스라이더 : 지금 이 상태에서 실내행사로 영내 행사를 줄인다고 하지만 이미 참가자들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간을 축소하고 필요에 따라서 지금도, 아직까지도 중환자가 발생하면 필요가 있을 때 그때 판단하겠다라는 그런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겁니다. 사망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한 이후면 이 행사는 정말 국격을 완전하게 무너뜨리는 돌이킬 수 없는 그런 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YTN 엄지민 (thum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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