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은 2024년의 희망을 줘야 한다…혜성특급과 LG 출신 22세 외야수 ‘닮았는데 달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키움 팬들은 무슨 희망으로 2023시즌을 지켜봐야 할까. 그들은 2024년의 희망찬 기운을 받을 자격이 있다.
키움은 최원태(LG) 트레이드 직후 ‘시즌 포기’라는 키워드를 민감하게 여겼다. 이 빅딜 자체가 전형적인 메이저리그 방식이기 때문이다. 한국판 뉴욕 메츠가 맥스 슈어저를 텍사스 레인저스에 넘겼다고 하면 거창하지만, 키움 사람들은 메츠 프런트의 심정을 가장 잘 이해하지 않을까.
키움이 대놓고 시즌을 포기한 건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점점 지금보다 미래에 집중할 것을 강요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빅딜을 성사한 지난달 29일부터 공교롭게도 5연패에 빠졌다. 7월 성적도 6승13패1무로 9위였다. 어느덧 5위 NC에 7.5경기 뒤졌다. 4일부터 시작할 NC와의 원정 3연전을 스윕하지 못하면, 2승1패에 그치더라도 사실상 올 시즌 순위다툼에선 멀어진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키움은 2024년의 희망을 팬들에게 안겨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키움 팬들은 키움 야구를 계속해서 다각도로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나눠준 우산을 통해 인간적인 정을 느꼈지만, 야구는 인정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하위권 팀일수록 미래의 희망을 보여줘야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동력이 된다. 다행히 키움은 그럴 조건을 갖췄다. 마운드에선 확실한 미래가 안 보인다. 안우진을 미래라고 하기엔, 이미 보여준 게 많고, 앞으로도 기둥 역할을 해야 할 투수라서 제외해야 한다. 안우진을 제외하면 이 팀에 특급 투수는 없다.
타선에선 결국 이번에 LG에서 데려온 이주형이다. 22세 군필 멀티플레이로서, 본격적으로 붙박이 외야수 정착의 시험대에 올랐다. 확실히 타격 자질이 남다르며, 공수주를 모두 갖춘 육각형 플레이어다. 2일 잠실 LG전서 실수도 했지만, 3일 잠실 LG전서 홈런을 터트리는 등 멋진 플레이로 충분히 만회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경험하고 성장한다. 키움이 제일 잘 하는 일이며, 지금부터 계속 해야 할 일이다. 팬들에게 이주형의 잠재력의 끝을 확인시켜줄 의무가 있다.
내야에선 결국 김혜성과 김휘집이다. 큰 범주에서 바라보면, 김혜성은 안우진이나 이정후처럼 이미 보여준 게 많은 팀의 기둥이다. 그러나 김혜성이 흥미로운 건 계속 발전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올해 타격에서 도루 외에 타이틀을 딸 가능성이 있고,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도 간직하고 있다. 이미 KBO리그 최고 중앙내야수라서 더 보여줄 게 없는 것 같아도, 이번 유격수 컴백으로 KBO리그 유격수 지형도를 바꿀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김휘집은 이주형과 같은 의미의 선수다. 고형욱 단장은 일찌감치 김휘집의 잠재력을 남다르게 평가한 상태다. 내야수들 얘기를 꺼낼 때마다 “휘집이 키워야죠”라고 했다. 현재 키움 내야의 20대 초~중반 선수들 중에서 김혜성을 빼고 공수를 갖춘 유일한 자원이라고 봐야 한다. 일발장타력과 애버리지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선수이며, 수비에서도 실수를 더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작년엔 유격수, 올 시즌엔 주로 3루수로 뛰다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장기적으로 포지션 정리를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키움은 안우진과 김혜성이 끌고, 이주형과 김휘집이 밀어주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래의 기둥을 하루아침에 정하는 건 어불성설이지만, 최원태 트레이드와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행을 계기로 구단 방향성을 좀 더 확고하게 다질 필요가 있다. 오늘 승패를 포기하면 안 되지만, 더 중요한 건 2024년 그 이후다.
[김혜성, 이주형, 김휘집.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