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채수근 상병 부모, 국방부·해병대 갈등에 "진상규명 될까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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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도중 순직한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부모가 최근 해병대 측의 사고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하는 문제를 놓고 불거진 국방부 등 군 당국 내부 갈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채 상병 사고 관련 조사를 담당했던 해병대 수사단장이 이달 2일 관련 기록을 민간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을 이유로 보직 해임되면서 군 안팎에선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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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도중 순직한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부모가 최근 해병대 측의 사고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하는 문제를 놓고 불거진 국방부 등 군 당국 내부 갈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채 상병 부모는 4일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채 상병) 유족은 누굴 특정해 처벌하는 건 원치 않는다"며 "수근이도 함께한 전우들이 처벌되는 건 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 상병 부모는 "단지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고 확실히 실행해 세월이 지나 지휘관이 바뀌어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며 "자식 잃은 부모의 고통은 인간이 겪어서는 안 되는 고통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해병대 제1사단 소속이던 채 상병(당시 일병)은 지난달 19일 오전 9시쯤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구명조끼 착용 없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런 가운데 채 상병 사고 관련 조사를 담당했던 해병대 수사단장이 이달 2일 관련 기록을 민간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을 이유로 보직 해임되면서 군 안팎에선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해병대 수사단의 사고 조사 기록에 적시된 혐의 등이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경찰로 이첩하는 시기를 늦추라고 지시했는데도 수사단장이 응하지 않았다"며 이를 "중대한 군기위반 행위"로 규정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선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고 조사 기록에 부대 지휘계통 등 관계자들의 혐의가 적시된 데 대해 군 당국이 부담을 느낀 나머지 그 이첩을 늦추려다 결국 이번 항명 및 보직 해임 사태로까지 이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채 상병 부모 또한 "해병대 수사단에서 지난주 금요일(7월28일)에 자체 조사결과를 설명해주고, '곧 경찰로 이첩한다'고 해서 우리 유족은 해병대 조사결과를 신뢰하고 이후 진행되는 경찰수사를 담담히 기다리기로 했었다"고 전했다.
채 상병 부모는 "(그러나) 수근이 사건의 경찰 이첩을 두고 벌어진 관련 언론보도 내용을 접하고 당사자인 우리 유족은 불편한 심정"이라며 "수근이의 희생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될지, 사고원인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원했던 강고한 재발방지 대책이 수립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해병대 수사단은 당초 지난달 31일 채 상병 사고 경위 등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언론과 국회에 알릴 계획이었으나, "추후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방부의 의견에 따라 취소했다. 해병대 수사단에 사고 조사 기록의 경찰 이첩을 보류토록 지시했던 것과 같은 이유다.
이와 관련 채 상병 부모는 "우리 유족은 국방부와 해병대 간의 문제가 사고원인에 대한 실체적 진실규명 의지와 무관하기를 소망한다"며 "다시는 우리 장병들에게 수근이 같은 희생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채 상병 부모는 "수근이가 사랑한 해병대의 발전을 응원하며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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