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애리조나 공장…건설 지연에 노조 리스크까지
美 하원의원도 "현지인 대체 우려"…보조금 삭감 압박
모리스 창 회장 '무노조 원칙'도 논란…리스크 우려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건설 지연에 이어 미국 건설 노조와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혔다.
숙련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만 현지에서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지역 일자리 감소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TSMC는 "일시적 채용"이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TSMC 창업자 모리스 창 회장의 창립 이래 35년 넘게 '무노조 경영' 원칙을 놓고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애리조나에서 가장 큰 노동조합 중 하나인 애리조나 건설무역협회(Arizona Building and Construction Trades Council)의 애론 버틀러(Aaron Butler) 회장은 지역 언론 기고글을 통해 "TSMC가 건설 지연을 미국 노동자를 비난하고, 더 적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오기 위한 핑계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마크 리우(Mark Liu) TSMC 회장이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반도체급 시설에 장비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전문 지식을 갖춘 숙련된 인력이 부족해 특정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첫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오는 2024년부터 4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생산 시점을 2025년으로 연기했다. 이어 대만에서 인력을 미국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파견 규모는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지 건설 노조가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버틀러 회장은 "매일 수천명의 회원이 TSMC에서 일하기 위해 할당된 대로 숙련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공장 완공 지연과 외국인 근로자 채용 결정에 대해 왜곡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TSMC "일시적 파견"…정치권도 나서 "보조금 지급 시 고려해야"
이어 "파견 인력의 수는 결정되지 않았고,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 제한된 기간 동안만 머물 것"이며 "현장에 있는 1만2000명의 근로자나 미국에 기반을 둔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TSMC가 대만 출신 인력으로 현지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TSMC의 인력 파견 계획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의 로 칸나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TSMC가 인력을 대만의 비노조원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의회는 (TSMC가) 통상적인 임금을 지급하고 노조 근로자를 공정하게 대우하는 것을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것을 기대한다"며 회사 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TSMC는 세금 공제와 보조금을 합쳐 CHIPS 법의 보조금으로 최대 15억달러(2조원)를 기대하고 있다.
모리스창 '무노조 경영' 고집 꺾을까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창 회장은 지난달 4일 열린 대만 상공회의소 특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노조가 돌아왔다'라는 말을 듣는 것은 다소 귀에 거슬렸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지난해 12월 TSMC 애리조나 공장 장비 반입식에서 일화를 소개한 것으로, 바이든이 "제조업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노조가 돌아오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소회다.
애리조나 공장의 노조 설립 가능성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창 회장은 글로벌 기업인 중 대표적인 '노조 회의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하이테크 기업이 성공한 이유는, 노조가 없다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이라 밝혔다. 현재 구글(2021년)과 마이크로소프트(2023년)는 노조가 생겼지만 TSMC는 현재까지 무노조 경영을 고수 중이다.
창 회장은 이 인터뷰에서 1970년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글로벌 반도체 책임자로 일하며 노조 조직을 저지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미국 노동법에 따라 노조를 결성하려면 직원의 절반 이상의 승인이 필요하기에 공장에 가서 모든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좋은 기업들은 노동자들에게 노조를 결성하지 말라고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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