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나는 고급차 브랜드가 돈 버는 법
(지디넷코리아=김재성 기자)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급차 브랜드가 돈 버는 방법을 찾은 모양새다. 보통 프리미엄 차량은 한대가 판매될 때마다 큰 이익을 본다. 페라리, 롤스로이스, 벤틀리 같은 브랜드들은 여기에 주문제작을 도입해 적은 판매로도 큰 이익을 내는 방법을 찾은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페라리는 올해 2분기(4~6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한 15억유로(2조억원), 영업이익은 3억3천400만유로(4천749억원)를 기록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지만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2% 줄어 3천392대로 나타났다.
페라리가 적은 판매량으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개인화된 주문제작에 있다. 페라리는 올해 수익 전망치를 57억유로(8조1천원)에서 58억유로(8조2천억원)로 조정했다. 영업이익도 14억5천만유로(2조원)에서 최대 15억4천만유로(2조2천억원)까지 낼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페라리 고객은 맞춤형 도색, 휠 내부를 볼 수 있는 고급화된 브레이크 캘리퍼(앞바퀴 브레이크 유압장치), 페라리 문장 새김 서비스까지 비용을 지불한다며 이 모든 것이 페라리의 실적을 높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구매자들은 차체 소재 등을 탄소섬유(카본파이버)로 대체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FT는 “이 방법은 훨씬 더 비싸지만, 다른 페라리와 비교할 때도 차이가 확실히 보인다”고 덧붙였다.
페라리는 차량의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다. 개인 주문제작 수요가 예상치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는 “페라리 고객들은 개인 드레스처럼 자동차를 맞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라리는 맞춤 차량 물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한정 수량을 유지하고 있다. FT는 “일반적으로 구매자가 인도받기 3~4개월 전부터 사양을 추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며 “이는 차량 수량이 일정하게 유지되게 하는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고급차 브랜드들은 실적 견인 요인으로 맞춤제작 서비스를 꼽았다. 영국 고급차 브랜드 애스턴마틴은 올 2분기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2018년 이후 부진을 이어가던 애스턴마틴은 고급화 개인화 서비스에 초점을 두면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벤틀리모터스도 뮬리너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벤틀리도 이 서비스를 통해 지난 1분기 판매대수와 매출 각각 3천517대(전년 대비 10%), 8억8천200만유로(9%)다. 영업이익은 27% 오른 2억1천600만유로를 기록했다.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롤스로이스모터카도 최초 전기차 스펙터를 출시하고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했다. 롤스로이스 스펙터 차량은 주문 당시 색상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데, 고객이 고른 색은 하나의 전용 색상이 된다. 고객이 만든 색상을 다른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롤스로이스는 스펙터를 구매한 고객에게 개인 중고 판매를 하는 것을 제한한 바 있다. 롤스로이스가 수량을 제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포르쉐는 개인 주문 제작 포르쉐 서비스인 존더분쉬를 런칭했다. 지난해 공개된 존더부쉬 서비스는 오너가 직접 파워트레인부터 색상까지 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존더부쉬 프로그램 착수금으로만 10만유로(1억4천만원)가 든다. 포르쉐에 따르면 존더부쉬 서비스로 생산되는 차량은 1년에 1천대다.
특히 포르쉐 존더분쉬 프로그램은 글로벌 아이돌인 블랙핑크 제니와의 협업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포르쉐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04억3천만유로(29조1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5천만유로(713억원)로 전년 대비 10.7% 상승했다. 차량 고객인도도 16만7천354대로 전년보다 2만대 이상 많이 인도했다.
김재성 기자(sorry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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