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집 앞서 손잡고 걷다가”…분당 차량돌진 첫 피해자 남편의 절규
‘분당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중태에 빠진 아내 A씨(65)의 남편 B씨는 4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중환자실 앞 대기석에서 연합뉴스에 이같이 전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지난 3일 늦은 오후 AK백화점 근처 아파트에 사는 B씨 부부는 외식을 하려고 백화점에서 100m가량 떨어진 아파트단지와 상가 사이 인도를 나란히 걷고 있었다.
A씨는 인도 안쪽에서, B씨는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모닝 차량이 갑자기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와 아내를 들이받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차량은 최초 피해자인 A씨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인도를 내달려 다른 행인들도 들이받았다. 돌발 상황에 놀란 B씨가 정신을 차렸을 땐 아내가 이미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내가 분명 차도 쪽에서 걷고 있었는데 왜 내가 아닌 아내만 피해를 봤는지 모르겠다”며 “정신 없이 심폐소생술을 하다 보니 구급대원들이 왔는데 그들도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자’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가 오는 소리도 전혀 듣지 못해 피할 겨를이 없었다”며 “어떻게 매일 아침 산책하고 외식하던 집 앞 도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느냐. 그저 못 지켜줘서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한편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성남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분당점 안팎에서 흉기 등으로 14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최모(23) 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최씨는 이날 오후 5시59분께 AK플라자 분당점 1∼2층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러 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최씨는 백화점 앞 도로에서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최씨에 대해 마약 간이 검사를 실시했으나 결과는 음성이었으며, 음주 상태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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